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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초연결사회 승강장과 데이터로 연결된 등장인물들

2024년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드림플레이 테제21의 <자본3 : 플랫폼과 데이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명륜1가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는 2024년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드림플레이 테제21의 <자본3 : 플랫폼과 데이터>이 무대에 오른다. 이 연극은 드림플레이 테제21 예술감독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출과 교수인 김재엽의 작/연출이다.

 

<자본3: 플랫폼과 데이터>는 우리 시대의 플랫폼 자본주의가 디지털 데이터를 원료로 어떻게 작동되는지 보여준다. 구글, 메타, 아마존, 카카오, 배민, 쿠팡 같은 승강장(플랫폼)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과 ‘공유경제’라는 감언이설로 ‘초단기 노동자(Gig Worker)’를 양산하고 있다. 슬기말틀(스마트폰)에 접속하여 앱을 통해 일자리를 기다리는 주문형(On demand) 노동자들은 200년 전 초기 산업사회에서나 보았던 ‘임시 노동자’의 불안정한 삶을 일상적으로 강요받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의 지시를 받으며, 애플리케이션에 가려진 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유령 노동’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기술혁신’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포장한 승강장 기업들은 다른 사람 삶의 흔적을 무단으로 추출하여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데이터로 사용한다. 자기 삶이 누군가의 부를 키워주는 데이터로 이용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는 우리는 오늘도 슬기말틀 속의 인공지능이 묻는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주며, 자발적으로 데이터 노동을 바치고 있다.

 

승강장 자본주의는 나랑 무슨 상관이 있을까?

 

 

승강장 자본은 기업에 필요한 데이터를 생산하기 위해서 인터넷이나 SNS에 존재하는 모든 텍스트와 이미지들을 추출할 수 있다. 어쩌면 나의 개인적인 데이터들이 지구촌 승강장 기업에서 훈련 데이터로 사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승강장 노동자들은 계약서상 ‘개인 사업자’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도 받지 못한 채, 도로 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들을 더욱 외롭게 만드는 것은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이 내리는 지시를 거부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드림 플레이 테제21의 대표적인 배우 6명이 재현적 연기과 제시적 연기를 넘나들면서 열연하는 ‘서사적 드라마’가 펼쳐진다. 플랫폼 자본주의 시대 자본을 축적하는 데이터로 전락한 우리들의 자화상을 돌아보자.

 

2018년 “레드어워드 주목할 만한 담론부문”을 수상한 <자본1:We are the 99%!>은 칼 마르크스의 《자본》을 일상적인 삶에서 발견해 나가는 “강의하는 행위”였다. 2022년 서울연극제 희곡상을 받은 <자본2:어디에나 어디에도>는 조세도피처를 드나드는 지구촌 금융자본의 비밀을 파헤치는 “다큐멘터리”였다.

 

2024년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자본3:플랫폼과 데이터>는 디지털 데이터로 운영되는 승강장 자본주의에 주목하는 “서사적 드라마”이다. ‘4차 산업혁명’과 ‘공유경제’라는 혁신의 감언이설에 휩쓸려 다니는 승강장 노동자의 현실을 들여다보며, 슬기말틀을 통해 일상적으로 데이터 노동을 제공하는 ‘초연결사회’에서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성찰한다.

 

드림플레이 테제21의 “연극이 아니어도 좋은 연극”

 

‘역사와 경제’라는 동시대의 주제에 주목하는 드림플레이 테제21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감각의 변화를 위하여 ‘연극이 아니어도 좋은 연극’을 꿈꾸고 있다. 드림플레이 테제21은 직설화법이 요구되는 시대에 우화를 꾸며내거나 신화를 창조하기보다는 역사 속에서 싸우기를 소망한다.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기보다는 인문사회과학의 사유로 발가벗겨지기를 소망한다. 우리가 꿈꾸는 것은 연극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가 꿈꾸는 극장은 21세기를 살아가는 동시대의 명제를 연구하고 소통하는 공동체의 현장이다.

 

 

 

 

이 공연의 출연진은 김세환, 김원정, 백운철, 이소영, 이태하, 정유미 등이다. 제작진은 드라마투르그에 전지니, 조연출에 이재희, 무대에 서지영, 의상에 오수현, 영상에 윤민철, 분장에 이지연, 공연사진에 김명집, 영상ㆍ음향에 오퍼레이터 이재희, 조명에 오퍼레이터 조원준, 프로듀서에 이시은, 그래픽에 박예술, 조명에 최보윤, 음악에 한재권, 소품에 제페토, 분장에 어시스턴트 김영, 홍보사진에 앨리스스튜디오가 함께 한다.

 

공연시각은 평일 밤 8시, 토ㆍ일ㆍ공휴일은 저녁 4시며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는 전석 40,000원이며, 인터파크티켓(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4006473)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