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신가(神歌)를 학계에서 무가(巫歌)라고 부르는 경우가 흔하다. 이처럼 ‘신(神)’이 무‘(巫)’로 대용되고 있는 것은 신병(神病)을 무병(巫病), 신구(神具)를 무구(巫具), 신복(神服)을 무복(巫服), 신도(神圖)를 무신도(巫神圖), 신화(神花)를 무화(巫花), 신악(神樂)을 무악(巫樂), 신무(神舞)를 무무(巫舞)라고 하는 것에서도 같다. 그런데 신병(神病)이란 신을 모시고 종교 행위를 하는 만신(萬神)이 신과의 접신에 의해 발생하는 신앙적 병을 뜻하지만, 무병(巫病)이라고 하게 되면 무(巫) 곧, 무당이 앓는 일반적 질병이란 선입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무병은 종교 신앙성이 빠진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무악(巫樂)도, 이는 무당이 연주하는 놀이적이거나 예술적 음악으로만 치부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음악은 엄연히 신과의 연관 선상에서 연주되는 신성한 종교 신앙 음악이기에 신악(神樂)이라고 해야 옳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용어 사용 이면에는 이를 원시 신앙 또는 비종교로 치부한 나머지 미신화하고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있다. 구파발 금성당제에서 행해지고 있는 신가(神歌)는 신(神)을 부르고, 모시고, 놀리고, 보낼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생강나무[학명: Lindera obtusiloba Bl.]는 녹나무과의 ‘낙엽이 지는 넓은 잎의 키가 작은 나무’다. 다른 이름은 산동백나무, 산호초(山胡椒), 삼찬풍(三鑽風), 납매(蠟梅), 새앙나무, 생나무, 아위나무, 아귀나무, 동박나무, 아구사리, 아사리, 개동백나무, Korean-spicebush라고도 한다. 비슷한 것으로는 잎이 전연 갈라지지 않는 것을 둥근잎생강나무, 잎이 5개로 갈라지는 것을 고로쇠생강나무, 잎의 뒷면에 긴 털이 있는 것을 털생강나무라 한다. 꽃말은 수줍음, 사랑의 고백, 매혹이다. 생강나무는 산지에서 노란 꽃망울을 선보여 봄을 알리고, 농가 주변에서는 산수유가 이르게 노란 꽃망울을 터뜨려서 봄을 알리는 꽃이다. 새로 잘라낸 가지에서 조미료로 쓰는 생강 냄새가 남으로 생강나무(生薑木)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생강이 들어오기 전에는 이 나무껍질과 잎을 말려서 가루를 내어 양념이나 향료로 썼다고 전해진다. 생강나무는 전국의 양지바른 산지에서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색을 띤 갈색이며 매끄럽다. 잎은 어긋나며, 심장형 또는 달걀꼴로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3~5갈래로 크게 갈라진다. 꽃은 암수딴그루이고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문학과 예술은 모든 것을 다 바쳐야만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자기를 다 버릴 때, 곧 향락과 만족으로 우리의 육체를 유혹하여 무한히 추락하게 하는 3욕, 5욕을 하나씩 다 버릴 때만이 시신 뮤즈는 비로소 한줄기 달빛과도 같은 은은한 서정과 끝없이 출렁이는 물결 같은 영감을 우리의 가슴에 흘러들게 하고 고여서 가득 넘쳐나게 한다. 그러나 진실로 자기를 다 버린다는 것은 결코 말하기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우리 몸 곁 이곳저곳에서 흰 눈을 번뜩거리며 흥청거리는 온갖 되지 않은 짓거리들과 돈 버는 재미, 세도 부리는 재미, 또 무슨 재미들은 항상 우리들의 마음을 꼬드겨서 욕망으로 부풀어나게 하고 욕망은 또 더 큰 욕망을 낳아 나중엔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게 한다. 이렇게 욕망으로 부풀어 꽉 차버린 가슴에는 이제 또 다른 무엇이 담길 틈이 없게 된다. 그 때문에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세상 좋은 일은 혼자 다 하고 싶으면서도 문학을 한답시고 소설 쓰고, 시 쓰고 시나리오를 쓴다고 하여도 그것은 결국 진실한 문학과는 별개인 문학의 껍데기나 문학의 거품이나 문학의 모조품밖에는 될 수 없는 것이다. 호메로스는 그 빛나는 예지의 두 눈을 주고 영웅서사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새벽 3시 반에 일어났다. 터키가 이슬람 국가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 나게 하는 것은 새벽 4시에 커다란 확성기 소리가 온 시가지에 울려 퍼진다는 것이다. 창문을 닫은 방안에서도 뚜렷이 들려서 민감한 사람은 잠을 깨게 된다. 이슬람 신도들은 하루에 5번 메카 방향을 향해 기도하는데, 기도 시간을 알리는 소리를 아잔이라고 한다. 아잔을 알리는 사람이 무아진이다. 옛날에는 목소리 큰 사람이 모스크의 첨탑에 올라가 아잔을 외쳤지만, 요즘에는 확성기로 한다고 한다. 이슬람 수니파의 표준적인 아잔은 다음과 같이 번역된다. “알라는 위대하다. 알라 외에 어떤 신도 없다고 나는 증언한다. 나는 무하마드가 알라의 예언자라고 증언한다. 기도하러 오라. 구원받으러 오라. 알라는 가장 위대하다. 알라 외에 신은 없다.” 첫 번째 문장은 4번 반복되고 그다음부터는 2번, 그리고 마지막 문장은 1번 외친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날이다. 지난 2019년 2월에 다람살라에 갔을 때 인도에 사는 한국인 여자 목사, 로자 씨를 만난 적이 있다. 그동안 병산은 로자 씨와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하는데, 이번 여름에 로자 씨는 딸과 함께 세계 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 이 달 균 거기 절이 있었다 한 왕조가 있었다 무너진 계백의 하늘은 어떤 빛이었을까 아득한 역사의 성문을 여는 열쇠는 내게 없다 시방 나침반은 어느 곳을 향해 있나 낙화암의 아우성도 장수 잃은 말울음도 조용히 돌에 가둔 채 석탑은 말이 없다 탑을 우러러 본다. 정읍에도 이보다 높은 건물은 즐비하다. 그러나 천년이 훨씬 지난 6세기경, 정림사지에 우뚝 세운 이 오층석탑(국보 제9호)과 비견할까. 이런 정도라면 건립 당시 석가세존의 나라를 칭송하여 무지개라도 찬연히 걸리지 않았을까. 이 탑은 그날의 황홀과 감동, 백제의 흥망성쇠를 재는 가늠자임에 틀림없다. 안타까운 것은 신성한 탑신에다 백제의 멸망과 연관 있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大唐平百濟國碑銘’이란 글을 새겼다니…. 수난의 역사가 가슴 아프다. 분명한 것은 이 탑과 정림사지석불좌상(보물 제108호) 등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정림사는 백제 왕실 또는 국가의 상징적 존재였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그 잊힌 역사의 성문을 여는 열쇠는 내게 없다. 낙화암의 전설과 황산벌의 흙먼지를 떠올리며 그저 역사의 한 페이지를 걸어볼 뿐이다.(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오늘은 국경을 통과하여 터키로 건너가는 날이다. 아침 이른 시각에 숙소를 출발하여 시내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이동하였다.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조지아까지 세 나라를 지나는 데 2주가 걸렸다. 남은 2주 동안은 터키를 동쪽의 에르주룸에서부터 시작하여 서쪽의 이스탄불까지 횡단할 예정이다. 바투미에서 국경까지는 시외버스를 타지만 국경을 넘은 이후의 교통편은 아직 미정이다. 병산에게 물어보니 국경에서 가까운 호파(Hopa)까지는 버스로 가고, 호파에서 에르주룸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5시간 정도 타면 오후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교통편과 일정은 병산이 알아서 결정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하므로 나는 병산을 놓치지 않고 따라다니기만 하면 된다. 국경을 통과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커다란 건물에 들어가서 X레이로 짐을 검사하고, 여권을 제출하고, 얼굴 사진을 찍고, 입국비자 도장을 받고 등등 국경을 통과하는 데 10분 정도 시간이 걸렸다. 국경 통과를 여러 번 경험한 병산 말에 의하면 다른 곳보다 훨씬 간편하고 시간이 덜 걸렸다고 한다. 한국 여권은 세계적으로 공신력이 높아서 국경 통과하기에는 매우 편리하다고 한다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봄은 만물의 시발점이고 활력의 상징이다. 봄이란 파릇파릇 새싹이 돋는 생명력이 가장 왕성한 계절이다. 이렇게 왕성한 생명력으로 한해를 시작할 수 있는 의지(意志)가 저절로 생긴다. 아이들은 봄이 오면 새학기가 시작되고 의욕이 충만해져서 힘차게 출발을 한다. 그런데 올해는 시작을 못하고 있다. 학교가 개학을 미루고, 학원이 문을 닫았으며 문밖으로 외출을 못하는 사회가 되었다. 지금 사회적 환경은 아직 겨울이지만, 나뭇가지에 움터 올라오는 싹들처럼 자연이 준 의지(意志), 활력(活力), 생기(生氣)의 축복을 놓쳐버릴 수는 없다. 그래도 힘을 내기 위하여 봄을 힘차게 열고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알아보자. 한방에서 봄이란 목기(木氣)가 충만한 절기이다. 시작, 판단, 발생, 청춘을 상징하는 계절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통에서 봄이란 한 해를 시작하는 입춘을 기점으로 농사를 시작하고, 학기를 시작하는 절기로 삼았다. 이것은 인간에게는 하루의 시작인 새벽을 상징하며, 식물은 새싹이 돋아나고 동물은 겨울잠을 떨치고 활동을 시작하는 만물의 시작점을 의미한다. 또한, 봄은 어떠한 판단과 결정, 결행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농군이라면 올해 어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삼지닥나무[학명: Edgeworthia chrysantha Lindl]는 팥꽃나무과의 ‘낙엽이 지는 넓은잎 키작은 나무’다. 나무 이름은 가지가 3개씩 갈라진다 하여 삼지(三枝), 닥나무처럼 종이 만드는 데 쓰인다고 하여 ‘삼지닥나무’다. 다른 이름으로 호아서향, 삼아목, 삼지목, 삼지닥, 황서향나무라고 한다. 영문 이름은 Oriental paper bush다. 남부지방에서 매화와 함께 봄소식을 전하는 관상용 나무며, 나무 껍질은 종이를 만드는 원료로 사용한다. 꽃말은 ‘당신에게 부(富)를 드려요’, ‘당신을 맞이합니다’다. 중국이 원산으로 우리나라 전라남도, 경상남도, 제주도 등 남부지방에서 볼 수 있다. 생육환경은 물 빠짐이 좋고 토양 유기질 함양이 높으며 온도가 따뜻한 곳에서 자란다. 키는 1~2m 정도이고, 잎은 표면이 밝은 녹색이며 뒷면은 흰빛이 돌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길이가 8~15㎝, 폭은 2~4㎝로 긴타원형보다 더 좁고 특히 양끝이 뾰족한 모양이고 마주난다. 가지는 굵으며 황갈색이고 흔히 3개로 갈라지며 나무 표피는 회록색이고 털을 가지고 있다. 꽃은 가을철 잎이 떨어질 무렵에 가지 끝에서 1~2개의 꽃봉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반감기(half life, 半減期)”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핵물리학에서 어떤 특정 방사성 핵종(核種)의 원자수가 방사성 붕괴에 의해서 원래의 수의 반으로 줄어드는데 걸리는 시간을 가리키는 용어로 요즘은 기타 자연과학과 사회학분야에서도 널리 쓰인다. 정보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물리학에서 “반감기”는 10년 정도였다. 더 하위 분야로 내려가면 플라스마물리학은 5.4년, 원자핵물리학은 5.1년이 반감기였다. 생물학에서도 가령 지난 세기 5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인간의 체세포에 들어 있는 염색체의 수가 48개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수가 46개라고 배운다. 오늘 발표된 새로운 론문도 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더는 인용되지 않아 낡은 론문으로 폐기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은 지식에도 적용된다. 모든 지식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또 붕괴하기 때문이다. 쓸모 있는 지식으로서 효력을 상실하게 되면 더는 지식이라는 이름에 값할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려면 배우고 배우고 또 배워야 한다. 따라서 “살아서 늙을 때까지 배워라(活到老, 學到老)”라는 말이 정답이다. 중국의 사자성구로 “괄목상대(刮目相對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임금은 개인이며 나라 생각하는 세종의 마지막 실현은 무엇인가. 그것은 생각하고 연구하여 결단을 내리는 일이다. 이는 신념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데올로기로도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의 임금이 결정하는 일은 개인의 일인가, 나라의 일인가. 화가위국 : 예조에서 계하기를, 전조(前朝) 말엽에 정치는 산란하고 민심은 이탈하여,... 천명(天命)과 인심이... ‘태조’를 추대하시어 ‘집을 변하여 새 왕조를 이룩’[化家爲國]하셨습니다.(《세종실록》즉위/9/11) 임금이 나라이면서 개인일 수 있는 근거는 왕조국가가 한 가족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 가령 양녕 문제에서 ‘이것이 비록 일가의 일이라 하여도 또한 나라에 관계되는 것’이라 하였다. 가사와 국사 : (상왕 태종이 양녕의 산릉 제사 참여를 못 하게 명하다) 이천과 거리가 멀지 않으니, 양녕으로 하여금 효령(孝寧)의 예에 따라 내왕간에 능에 가서 절[拜]을 드리게 하는 것이 어떠할는지. 이것이 비록 한 집안의 일이라 하여도 또한 나라에 관계되는 것(此雖一家事, 亦係國家)이니, 그것을 대신들과 조용히 의논하여 계(啓)하도록 하라.(《세종실록》2/8/11) 그러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