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신기교를 건너면 거문리(巨文里)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구)59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오대천은 길의 왼쪽으로 흐른다. 거문리의 어원을 조사해 보았다. 옛날에는 거문리를 거커리라고 하였는데, ‘큰 글’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마을에 모양이 마치 붓끝처럼 생긴 문필봉(文筆峰)이라는 산이 있어서 거커리라고 하였다. 학자를 많이 배출할 지형이라고 한다. 벼농사가 잘 되어 ‘일강릉 이거컬’이라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 거문리로 들어가는 입구에 둥근 돌탑 2개를 쌓아 놓았다. 돌탑이 있는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거문리 마을이 나온다. 거문리는 넓은 분지 형상인데, 농경지가 많고 초등학교가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마을이다. 우리는 거문리로 들어가지 않고 (구)59번 도로를 따라 걸어갔다. 날씨가 흐려지더니 비가 조금씩 뿌리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이번 구간의 종착지인 청심대까지는 멀지 않았다.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걸쳐 있다는데, 오늘은 비 때문에 고생하지 않았다. 청심대가 있는 곳의 지명은 마평리이다. 마평리는 진부면의 남쪽 방향에 있는 마을로 《조선지지》에 마평리(馬坪里)이고 현재도 마평리이다. 조선 시대 말먹이를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조상을 바로 모시고 그 유덕을 이어가는 것은 후손의 당연한 도리라고 들었습니다. 조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숨어있는 역사를 찾아내고 유적을 복원해서 조상의 생각과 일생의 업적을 드러내야 합니다. 효경의 첫머리에 나오는 대로 "세상에 나아가 도를 행하고 이름을 후세에까지 날리면 그것이 곧 효의 마지막이다 立身行道揚名於後世 以顯父母孝之終也" 란 귀절이 있습니다만 꼭 자손이 출세해서 이름을 날리지 않더라도 적어도 조상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후세에 전하는 것, 그것이 바로 효도임을 부정하실 분은 없을 것입니다. 저는 온계(溫溪) 이해(李瀣 1496~1550)의 자손입니다. 조선조 중종, 인종, 명종 때 대사헌, 황해감사, 청홍도(충청도)관찰사, 한성부 우윤 등을 지내시다 누명을 쓰고 돌아가신 분이지요. 올해가 선조 돌아가신 지 472년입니다. 그동안 선조에 견줘 선조를 알리는 일에는 후손들이 제대로 못 해 죄송스러웠습니다만 선조의 행적을 알리는 온계평전의 발간, 신도비각의 중수, 묘소 가토중수 등의 일을 올해까지 끝냄으로서 선조를 알릴 최소의 준비를 후손들이 다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토요일에 그것을 기념해서 안동 도산면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인원: 안동립, 오문수, 저리거(안내), (이동 거리: 3,300km) 답사 일정: 2022년 9월 18일(일) ~ 9월 27일(화) [9박 10박] 고(옛)조선유적답사회는 2022년 가을 답사로 유목민의 나라 몽골(Mongolia)로 찾아갔다. 그곳에는 수만 년 대자연의 역사를 간직한 거칠고 황량한 땅, 고비사막이 있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 흙먼지 속에서도 거침없이 달리며, 광활한 대지와 자연의 감동, 별과 은하수가 쏟아지는 몽골의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모습을 만나러 동몽골로 떠났다. 그곳에서 답사자는 우리 민족의 기원 ‘코리 석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편집자 말> [1, 2일 차 20220918~19일] 1일 차 이동 거리 430km 지난 6월에 남고비 답사에 이어 9월 동몽골 보이르호 지역 답사하러 몽골에 왔다. 이번 여행이 몽골 9차 답사이다. 저리거 사장과 3개월 만에 만나니 반갑다. 11시 20분 칭기즈칸 공항에서 동몽골 가는 길로 접어드니 2차선 좁은 도로에 차량이 많아 약간 정체다. 도로 주변 가로수에 노란 물이 들기 시작하고 주변에 건물이 늘어나 답사 올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3. 기초체온조절력의 시작은 수승화강(水升火降) 기초체온 조절력이 높은 상태는 인간이 건강하고 균형을 이루는 상태로 내적인 힘이 있고, 외적인 변화에 적응력이 높은 상태다. 한의학에서는 단전을 중심으로 기운(氣運) 원활하게 순환하는 것이 장부조직을 튼튼히 하고 기능을 충실하게 하는 기반으로 보았다. 이렇듯 막힘없는 순환의 상태를 수승화강(水升火降)이 이루어졌다고 표현하며 한약과 침치료의 기본 목표로 삼고 있다. (1) 수승화강ㆍ두한족열은 인간과 자연(自然) 순리의 표현 수승화강(水升火降)ㆍ두한족열(頭寒足熱)은 예로부터 한의학에서 내려오는 건강법 가운데 하나로 우리 선조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건강과 체온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수승화강(水升火降)’이란, 위로 뜨기 쉬운 화(火) 기운은 아래로 내려오고, 아래로 가라앉기 쉬운 수(水) 기운은 위로 올라가는 상태를 뜻하는 말로, 정상적인 생명활동을 할 때 이루어진다. 곧 ‘수승(水升)’이란 순수하게 기운이 순환되면 단전에서 출발한 기운이 신장(腎臟) 수기(水氣)의 호응을 얻어 전신으로 순환하되 머리끝까지 도달하는 모습을 말한다. 또 ‘화강(火降)’이란 머리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세계 으뜸글자 한글은 조형에서도 과학적인 창제 방식이 드러난다. 신비로움을 담고 있는 한글의 조형성을 예술로 살려내려는 작업이 시도되고 있다. 여기 “한글 엽서 디자인”은, 서울여대 시각디자인과 한재준 교수가 진행하는 활자꼴을 만들거나 다루는 기초 디자인 과정에서 이끌어낸 학생들의 두 번째 결과물이다. 이 실습 과정은, 수년 전부터 ‘한글디자인’ 또는 ‘타이포그래피’ 과목의 기초 실습 과정에서 진행해 왔는데 ‘헬로(hello)’ 대신 ‘안녕’ 또는 ‘안녕하세요’를 디자인해서 한국어와 한글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특히 2년 전부터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시작된 온라인 실습을 더욱 알차게 준비하여 그 결과를 누리소통망(sns)으로 널리 알리는 중이다. 출발은 “안녕하세요”로 시작하지만, 점차 학생들 스스로 다양한 글귀도 끌어내고, 자유롭게 표현해 간다는 계획이다. 누리소통망에서 “#헬로안녕하세요”, “#hello안녕하세요swu”, "한글예술" 등으로 검색하면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편집자말)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후여이, 시절 좋다 냇버들 잎새 돋고 이쁜 각시 물오르니 옆구리 날개 단 듯 하늘로 오르는데, 노세 좋다, 젊어 놀아,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 인생 일장춘몽이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어허야 흥타령이야 여기 잠시 쉬어갈까 마당쇠야, 이놈 마당쇠! 허리춤이 그게 뭐냐 하도 마렵기에 똥 누다가 왔습지요 그것 참, 똥 한 번 누기 생원시보다 더 힘드요 뒤보는 놈 불러다가 술상 차려 올리라니 이런 개발새발! 군부독재가 이만할까. 조진사댁 갑분이는 연차 월차, 생리수당 꼬박꼬박 챙기는데, 상여금은 고사하고 새경마저 떼어먹는 우리 샌님. 뒤 닦을 새도 없이 이리 오라 저리 가라 우로 좌로 가라 마라. 오냐, 모르것다 주전자 속 탁배기는 손가락으로 저어 주고, 돈냉이, 취나물, 산채나물은 조물조물 무쳐주니 나물 간 짭짜름하니 한맛이 더 나리라 <해설> 이제 벼슬이고 학문이고 다 안중에도 없다. 까짓거, 낙방거사라 낙담할 것도 아니고 천천히 양반 본분대로 살아보자. 봄 되니 시절도 좋다. 냇버들 물 오르니 마을마다 이쁜 각시들 봄이로구나, 희롱이로구나. 얼씨구, 인생 일장춘몽이 아니더냐. 늙어 몸져눕기 전에 놀 수 있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봉평에 살면서 나는 노년에 귀촌한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 사업을 하여 많은 돈을 번 사람도 여럿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 돈 버는 일에서 완전히 손을 뗀 사람은 보지 못하였다. “이제는 사업을 접고서 노년을 즐겨야지”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사업에서 손을 뗀 사람을 보지 못하였다. 아직도 “어디에 싼 땅이 나왔다”라는 정보를 들으면 반드시 가서 보고 온다. “돈을 더 벌어 자식에게 더 많이 물려주면 그것도 좋지 않겠는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술 마실 때 하는 건배사에 ‘쓰죽’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어가 아니고 ‘쓰고 죽자’의 준말이다. 내가 술자리에서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답니다. 자 건배사를 하겠습니다. 쓰~죽~”이라고 하면 모두 쓰~죽~이라고 외친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은 기회만 생기면 돈을 더 벌려고 애쓴다. 어떤 사람은 틀림없이 돈이 되는 사업이 자꾸만 눈에 보인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에게 하루는 정확히 24시간이고, 한해는 365일이다. 돈을 버는 데 사용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돈을 쓰는 시간은 적어질 것이다. 아주 간단한 뺄셈인데도 욕심에 눈이 어두워 깨닫지를 못한다. 박 사장은 여러 가지 면에서 우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벌써 1년이 지났군요. 사람들이 흔히 쓰는 이 말을 사장님께 써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이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1년 전 갑자기 송혜선 대표로부터 영면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지요. 그 전부터 비록 저를 못 알아보시더라도 꼭 뵙고 손을 잡고 당부를 드리고 싶었는데 1년 반 동안 닫혀있던 중환자실의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사장님이 저한테 맥주 한 잔이라도 사주시라고, 그러려면 일어나시라고 간곡히 당부를 드리면, 틀림없이 들어주실 것이란 확신이 있었지만, 그 확신을 시험해볼 기회조차 없이 사장님은 먼 나라로 가셨지요. 하얀 국화꽃으로 장식된 단 위에서 웃고 계시는 사장님, 평소에 뵙던 밝은 웃음, 싱긋하던 입모습 그대로였는데 이제 더 뵐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렸습니다. 그리고는 발인에 참석하지 못하고 분당 어디 유명한 공원묘지에 좋은 데를 마련해서 그리로 보내신다는 소식에 그런가 보다 하고는 좋은 데 가셨겠지 하고 사장님을 그쯤에서 보내드린 것인데 어느새 일 년이란 시간이 정말로 훌쩍 지나갔군요. 그러고 일 년이란 시간이 훅 지나면서 많이 죄송했습니다. 그동안 사장님을 잊고 있었던 것 같은 반성이 일어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 인간의 체온은 36.5℃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약간의 편차가 있어 어린이들은 약간 높아 37℃인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인간의 체온이 36.5℃로 고정된 의미는 인간의 생명활동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상태가 36.5℃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곧 36.5℃보다 체온이 낮으면 세포의 활동성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생존하기 어렵고 힘겨운 상태가 된다. 이보다 높으면 에너지의 공급에 견줘 소비가 활발해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이 깨지면서 몸이 무너지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인간은 기초체온을 유지할 수 있을 때 가장 안정된 삶을 유지할 수 있는데, 내적인 건강상태와 외부 환경의 다양성으로 인해 끊임없이 조절해 나가야 한다. 기초체온은 심부온도와 표피 온도로 나눌 수 있다. 심부온도란 심장을 중심으로 한 내부 장부조직의 온도이며 표피 온도는 피부와 외부가 접하는 점막의 온도다. 따라서 심부온도의 변화는 일반적으로 낮의 활동과 밤의 휴식 사이에 변동이 있고 직접적으로 생명 유지와 관련되어 전체 건강을 좌우하는데 다행히도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변화가 적다. 그러나 피부와 호흡기, 소화기 점막을 기준으로 한 국소 부위의 기초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머리엔 고깔 쓰고 어깨엔 붉은 가사 그 땡중 춤사위 한번 활달하다. 봉긋한 가슴 잘록한 허리, 두 여인을 사이에 두고 장삼으로 휘감으며 오락가락 앉았다 섰다 어르고 달래는 듯, 연못가의 붕어보단 덩더꿍 선이 굵고, 지족선사 유혹하는 황진이 자태치곤 춤사위 거만하다. 끊지 못할 인연에 대한 번뇌인가 파계인가. 아무리 좋게 보아도 난봉꾼이 분명하다. 이 각시가 내 각신가 물 건너 온 꽃각신가 이쪽을 취할라니 저쪽이 서운하고 남 주긴 더 아까우니 셋이 함께 놀아보자 <해설> 이제 사설 그만하고 본격적으로 승무를 놀아보자. 이 오광대 승무 추는 이의 굿거리장단이 활달하다. 장삼 휘날리며 이리 얼쑤, 저리 얼쑤. 이 여인 한 번 보고 저 여인 한 번 보고, 에라 모르겠다. 둘 다 취하면 어떨꼬? 난봉꾼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어차피 내 팔자 학승도 못되고 선승도 못되니 팔자대로 살다 가면 될 것이니. 아, 저 꽃각시 아름다운 자태도 서럽다. 이 밤 다 새도록 춤이나 추다 한세상 살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