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부여는 백제의 도읍지였다. 백제의 시조인 온조는 고조선의 한 부족이었던 부여족으로, 고구려를 세운 동명성왕(고주몽)의 아들이었으나 동명성왕의 큰아들인 유리왕에게 왕위가 계승됨에 따라 새로운 신천지를 찾아 내려와 한강이 흐르는 지금의 서울 풍납동, 몽촌동 주변에 터를 잡고 경기 충청 전라지역을 다스리면서 나라 밖으로도 그 영역을 넓혀 일본과 중국 동부해안 지방을 경영하였다. 그런데 훗날 고구려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21대 개로왕 대에 이르러 고구려 장수왕에 패하여 도읍을 옮기게 되었다. 그렇게 옮긴 도읍은 금강이 흐르는 요새지인 공주였다. 공주는 곰나루가 있는 도읍이라는 뜻으로, 한문으로는 웅진(熊津)으로 썼다. 이때가 서기 475년이었다. 충남 공주는 방어하기에는 좋은 곳이었으나, 산세로 둘러쌓인 지형상으로 크게 발전할 수 있는 도읍터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성왕 때에 이르러 다시 도읍을 옮기게 되었는데 그곳이 부여다. 부여는 공주에서 멀지 않은 곳이면서 평야지대와 가깝고, 방어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부여는 금강이 흐르는 곳이며, 곡창지대인 호남평야와도 가까운 교통의 요지다. 성왕은 이곳으로 도읍을 옮기면서 나라의 이름도 백제에서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재산이라곤 붓과 팔레트 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만일 승낙하셔서 나와 결혼해 주신다면 물질적으로 고생이 되겠으나 정신적으로는 당신을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 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나는 훌륭한 화가가 되고 당신은 훌륭한 화가의 아내가 되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화강암에 그린 듯한 독특한 질감의 그림으로 사랑받는 ‘국민화가’, 박수근이 혼인 전 부인에게 보낸 편지다. 물질적으로는 고생이 되겠으나 정신적으로는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약속처럼, 박수근은 혼인 뒤에도 아내와 자식을 끔찍이 아끼고 사랑했다. 집안 살림은 늘 어려웠다. 그는 생전에는 개인전을 해보지 못하고, 죽은 뒤에야 뒤늦게 지인들의 도움으로 유작전이 열릴 만큼 빛을 보지 못한 화가였다. 박수근의 딸들은 ‘아버지의 그림이 팔리는 날이면 쌀밥을 먹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날에는 소금물에 밀가루 반죽을 뜯어 넣은 수제비를 먹곤 했는데, 밥보다 수제비를 먹는 날이 많았다’라고 회고한다. 그래도 참 행복한 가정이었다. 형편이 넉넉지 못해 그림책을 사 줄 수 없었던 박수근 부부는 직접 그림책을 ‘만들어냈다’. 남편은 그림을 그리고 아내는 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불 아니 땔지라도 절로 익는 솥과 / 여무죽 아니 먹여도 크고 살져 한 걷는 말과 / 길쌈 잘하는 여기첩과 술 샘는 주전자와, 양부로 낫는 감은 암소 / 평생에 이 다섯 가지를 두량이면 부러울 것이 없어라." 이는 전통가곡의 하나인 남창가곡 '소용'의 노랫말입니다. 요즘 말로 바꾸면 "불을 안 때도 저절로 익는 솥, 여물을 먹이지 않아도 건강하게 살이 찌고 잘 걷는 말과 길쌈 잘하는 여자 기생첩과 술이 샘처럼 솟아나는 주전자와 양볶이(소의 밥통을 볶아 만든 음식)를 먹을 수 있는 검은 암소, 평생, 이 다섯 가지를 가진다면 부러워할 것이 없겠구나!"란 뜻이지요. 지난 7월 7일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보유자로 이동규(李東圭) 명창을 인정하였습니다. ‘가곡’은 현악기와 관악기로 편성된 실내악 규모의 반주에 맞추어 시조시(時調詩)를 노래로 부르는 성악곡으로, 남창가곡과 여창가곡으로 구분되어 전승됩니다. 이번에 남창가곡 기ㆍ예능 보유자로 인정된 이동규 명창은 1958년 무렵부터 가곡을 배워 60년 이상 해당 분야에 종사하였고, 1982년 조교에 뽑힌 이래 ‘가곡’ 전승교육사로서 종목의 전승 활성화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 강남구 언주로 코리아나화장박물관 6층 특별전시실에서는 오는 9월 30일(금)까지 '복(福)을 담다' 기획전을 열고 있다. 예로부터 가장 행복한 삶을 말할 때 우리는 흔히 ‘오복(五福)’을 갖추었다.’라고 말한다. 유교에서는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덕을 베풂), 고종명(考終命, 편안한 죽음)을 이르는데 민간에서는 유호덕과 고종명 대신 귀(貴)와 자손중다(子孫衆多)로 헌신적인 삶을 담았다.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삶 속에서 일상의 행복을 여러 가지 생활용품을 통해 기원해왔던 선조들의 마음이 담긴 특별한 물건들이 있다. 그 가운데 보자기는 물건을 보관하거나 옮길 때 쓰는 옷감이지만, 작은 조각을 하나하나 이어 붙이거나 수를 놓아 정성껏 복된 마음을 표현했다. 또한 보자기를 뜻하는 한자어 복(袱)은 복(福)과 같은 소리가 나 보자기로 물건을 싸는 것은 복을 싼다는 뜻도 있고, 복을 담아 여러 사람과 나누고자 하는 소통과 배려를 상징하기도 한다. 꽉 차오른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던 간절한 마음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둥근 달항아리는 생명의 기운을 지니고 있다. 딱딱하고 차가운 성질의 도자기지만 그 안에 무엇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시간을 걷는 도시' 목포의 여름밤에 근대로의 시간 여행이 펼쳐진다. 목포시는 5년 연속 문화재청 문화재 활용사업으로 추진 중인 2022 목포 문화재 소(小)야행을 오는 7월 29∼30일 근대역사문화공간 일원에서 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위주로 진행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야외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오프라인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또 가을에만 열었으나 올해부터는 여름 휴가철에 맞춰 소(小)야행을 열어 시민과 관광객이 시원한 여름밤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 전시, 체험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걷고 싶은 여름 밤거리가 될 소야행은 근대역사공간 곳곳에서 벼룩시장(1897 또깨비장터), 팝업카드, 도자기(머그컵) 만들기 등 공방 체험과 추억의 전통 놀이가 운영돼 어린이에게는 재미를, 어른에게는 향수를 제공한다. 또한 경동성당과 야외무대에서는 근대 재즈 콘서트, 가곡 공연 '여름밤의 세레나데', 현악 4중주, 청년 음악가 공연 등을 비롯해 목포 배경의 영화를 상영하는 '문화재 달빛극장' 등을 선보인다. 이 밖에 근대역사2관 벽면을 활용해 문화재 데생 위에 색을 입히는 '컬러링 아트 체험'과 근대역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8월 24일부터 8월 28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는 <예술의 전당 여름음악축제>를 연다. 싱그러운 여름날 쏟아지는 이어달리기 공연!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 작년 여름을 뜨겁게 불태웠던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가 올해로 제2회를 맞이한다. 예술의전당과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가 함께 하는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는 대한민국 클래식계 발전을 위해 공공극장과 민간 기획사가 협업하여 꾸리는 무대다. 이번 축제는 새내기 연주자들에게 그들의 아이디어로 무대를 채울 기회를 제공하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우리 연주자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화합과 교류의 장이 될 것이다. 공모를 통해 뽑힌 16개의 공연과 음악제의 시작과 끝을 화려하게 장식할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릴레이 공연에 초대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 여기 다 있다! 콘서트홀과 IBK챔버홀, 리사이틀홀, 인춘아트홀까지! 예술의전당 음악당 전 공연장에서 닷새 연속 펼쳐지는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는 독주회부터 실내악, 오케스트라까지 모두 18개의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한성백제박물관(관장 유병하)은 서울의 백제 5백년 왕도 역사와 문화를 기리기 위해 전국 어린이 대상 ‘제3회 백제 그림 그리기 대회’를 개최한다. 이 대회는 한성백제박물관 개관 10주년과 백제 건국 2040주년을 기념하여 서울에 분포한 백제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 및 의미를 널리 알리고 공유하기 위한 것이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한다. 두 부분 동시 참가는 불가하다. 온라인 응모자는 ‘상상 속의 백제’를 주제로 한성백제박물관 누리집과 유튜브를 통해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고, 서울의 백제역사유적・유물・문화 등을 접한 자신의 경험이나 상상을 자유롭게 표현하면 된다. 오프라인 참가자는 대회 당일(8.22.(월)) ‘상상 속의 백제’를 주제로 한성백제박물관 전시실에서 직접 유물을 보고 자유롭게 그리면 된다. 전국 초등학생 또는 동일 연령 어린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우편접수 응모기간과 현장참가 사전접수 기간은 7.25.(월)부터 8.5(금)까지이다. 온라인 응모방법은 신청서류(신청서․개인정보수집 및 이용 동의서, 저작권 등의 동의서․법정대리인 동의서 각1부)를 한성백제박물관 누리집(https://baekjemuse
[우리문화신문= 금나래 기자] 대나무골 담양의 5 ~ 7월은 무척이나 분주하다. 우후죽순, 바로 죽순 때문이다. 비 개인 날, 방문을 열고 귀 기울이면 사라락 사라락 죽순 자라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많은 죽순이 솟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루 최대 150cm를 자란다는 죽순이 땅 위에 쌓인 댓잎을 밀치고 빠르게 자라며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아이들의 대밭출입이 금해진다. 행여 실수로라도 죽순을 밟아 다치게 할까 싶어서다. ‘대나무밭 세 마지기면 부럽지 않은 부자다’라는 말이 있었을 만큼 대나무는 담양사람들의 중요한 농산물이었던 것이다. 모두 죽물시장이 한창이던 옛 담양의 이야기이다. 이제는 그 귀한 죽순이 죽순나물, 죽순회, 죽순된장국, 죽순전 등 다양한 음식으로 변신하여 담양 대나무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향긋하고 구수한 향과 사각사각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다.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 길 등 운치 있고, 내력 깊은 숲도 초록이 한창이다. 문의 : 박물관앞집 061)381-1990 담양죽순영농조합법인 061-382-1234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황장애를 비롯한 정신 질환을 빈도가 낮은 질환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여러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신생아들의 육아 환경에서 출발하는데 모유 수유와 엄마 아빠와의 수면 가운데 밀착이 가장 큰 도움을 주었으리라 판단한다. 더불어 체벌의 방식도 이에 영향을 끼쳤으리라 판단되는데 우리나라 아이의 체벌 가운데 방에 가두어 공포를 체험하게 하는 체벌은 없기 때문이다. 실제 2016년 통계를 기준으로 공황장애에 대하여 우리나라에서는 평생 유병률은 0.5%로 알려져 있으며 일 년 유병률은 0.2%로 조사되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 호주와 같이 서구권 국가의 평생 유병률은 1.6-6.8%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1. 우리나라 공황장애 환자들의 호소 증상 아울러 우리나라 공황장애 환자들의 경우 공황 발작과 광장 공포증 역시 교과서적인 증상보다 가벼우며 정상인들도 있을 수 있는 증상을 공황장애로 판단하는 때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령 ‘전철을 타고 출근하는 도중에 사람이 많고 약간 답답하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갑자기 숨이 막혀 오고 심장 박동이 빨리 뛰기 시작하여 몸이 떨리고 어지러워서 의식을 잃고 쓰러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사로승구도(槎路勝區圖)>는 1748년(영조24), 조선의 통신사 일행이 부산에서부터 일본의 에도(江戶, 지금의 도쿄)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모두 30장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장면에는 통신사행의 여정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의 명승지와 사행 중 겪은 인상적인 순간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18세기 조선, 세상 밖으로 발을 내딛다 16세기 말~17세기 전반기, 중국과 일본의 침략을 받아 병자호란(丙子胡亂)과 임진왜란(壬辰倭亂)이라는 큰 전쟁을 치르며 많은 고난을 겪었던 조선은 18세기에 이르러 점차 평화와 안정을 되찾으며 번영의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 시기 조선은 중국과 일본에 사행단을 파견하며 활발한 대외교류 활동을 펼쳤습니다. 조선의 외교사절단들은 몇 달에 걸쳐 멀고도 험한 길을 왕복해야만 했지만, 이국의 정치 문화적 동향을 살필 중요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사행은 넓은 세상 밖을 체험하고 새로운 문물에 접할 수 있는 더없는 계기였던 것입니다. 사행단에는 지금의 외교관 역할을 하는 삼사(三使)를 비롯하여, 군관(軍官), 의료를 담당하는 의원(醫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