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티무르는 죽은 뒤에도 초자연적인 저주를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20세기 초에 중앙아시아를 병합했던 소련의 고고학자들은 1942년 티무르의 무덤을 파헤쳐 그의 관을 열기로 결정했다. 이중으로 밀봉된 관 앞면에는 아랍어로 다음과 같은 경고문이 새겨져 있었다. “내가 일어나게 되면 전 세계가 공포에 떨게 되리라.” 그러나 고고학자들은 이 경고를 무시하고 관의 첫 번째 봉인을 열었다. 그러자 두 번째 경고문이 나왔다. “누구든지 내 무덤을 여는 자는 나보다 더욱 무서운 침략자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고고학자들은 이 경고도 무시했다. 그리고 관을 열어 키가 180cm에 달하는 건장한 투르크인의 유골을 확인했다. 이로부터 불과 몇 시간 뒤, 결과적으로 티무르가 평생 살해한 수준(1,700만 명)의 소련인들이 불과 3년 만에 목숨을 잃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나치 독일이 전격적으로 소련 침공 작전을 개시한 것이다. 우리는 티무르 박물관을 둘러본 후에 걸어서 인근에 있는 타슈켄트 자연사 박물관을 찾아갔다. 자연사 박물관에서 내가 흥미롭게 본 것은 아랄해 사진이다. 아랄해에 두 개의 큰 강이 정상적으로 흘러들었을 때 아랄해는 세계에서 4번째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달성 대견사터 삼층석탑 - 이 달 균 대숲은 씻어라, 귀마저 씻어라 하고 바윗돌은 잊어라, 깡그리 잊으라는데 석탑은 그저 빙그레 웃고만 계시네 듣고 싶지 않은 말, 들은 날에 대견사터 찾아간다. 대숲에 들어 귀를 씻고 싶다. 돌로 손등을 찧어 그 아픔으로 잊고 싶다. 하지만 삶이 그리 간단하며 인연을 끊는 일 또한 그리 쉬울까. 차라리 나를 묻고, 세속과 절연하는 심정으로 길을 떠난다. 내 속마음이야 끓든 말든 탑은 언제나처럼 말이 없다. 석탑은 산 정상 암반에 건립되어 넓은 시계를 확보하고 있는데, 명산에 절을 세우면 국운이 흥한다는 비보사상(裨補思想)에 따라 세운 예라고 한다. 대견사엔 꽤 그럴듯한 전설도 있다. 당나라 문종(文宗)이 세수를 위해 대야에 물을 떠 놓았는데, 그 물에 대국에서 본 아름다운 경관이 나타났기에 가히 길지라 하여 이 터에 절을 짓고 이름을 대견사라 했다는 구전이 그것이다. 고개 들어 주변을 살펴보니 당간지주와 느티나무가 멀리 산안개를 배경으로 서 있다. 그 풍경 속에서 조금씩 모가 깎여가는 나를 느낄 수 있다. 돌아올 즈음엔 언제 그랬냐는 듯 아침의 그 미움이 저만치 물러나고 있었다.(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1. 우리 몸은 외부와 끊임없이 소통함으로써 존재한다 ■ 우리 몸은 피부라는 막으로 둘러 쌓여있다 우리 몸은 피부라는 막으로 전신을 감싸 외부로부터 보호하면서 땀구멍과 털을 통하여 외부와 소통을 한다. 그러므로 피부가 제 역할을 충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피부와 체온 조절을 위한 발한이 잘되는 땀구멍, 피부 보호와 열 발산을 무난하게 하는 모공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 ■ 호흡기 점막으로 공기와 소통하고, 소화기 점막으로 음식과 소통한다 우리 몸은 끊임없이 외부와 소통하며 외부로부터 공급받으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즉곧 호흡을 통하여 산소와 맑은 기를 취하고, 음식을 통하여 영양분을 취한다. 그러나 외부의 공기와 음식물은 나의 존재와는 다른 이물질이기 때문에 이를 내 몸에 맞는 상태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호흡기 점막에서는 면역이라 통칭하고, 소화기 점막에서는 소화라 통칭한다. ■ 피부도 점막도 외부와 소통한다 외부와 접하는 피부영역(피부, 소화기 호흡기 점막, 눈의 결막 등등)은 나를 보호하면서 유익한 것은 유입시키고, 불필요한 것을 배출시키는 공통된 역할을 하는데, 서로 연동하면서 선순환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팥배나무[학명: Sorbus alnifolia (Siebold & Zucc.) K.Koch)는 장미과의 잎지는 넓은잎 큰키나무이다. 열매는 붉은 팥을 닮았고, 꽃은 하얗게 피는 모습이 배나무 꽃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으로는 배나무와 깊은 관련이 있는 나무처럼 보이지만, 팥배나무와 배나무는 속(屬)이 다른 나무다. 수유과(水楡果), 감당(甘棠), 당이(棠梨), 두이(豆梨), 물앵두나무, 벌배나무, 산매자나무, 운향나무, 물방치나무, 멀배나무, Sorbus alnifolia이고, 영어 이름은 Korean-Mauntain-Ash이다. 관상용, 약용, 식용, 가구재, 숯, 나무껍질은 염료용이다. 겨우내 달려있는 열매로 인하여 생태공원의 조류 유인식물로 좋고, 꿀샘이 깊어 밀원(벌이 꿀을 빨아 오는 근원)식물로도 이용된다. 꽃말은 ‘매혹’이다. 중국의 《사기》 연세가(燕世家)에 보면 '감당지애(甘棠之愛)’란 옛말이 있다. 주나라 초기의 재상 소공(召公)이 임금의 명으로 산시(陜西)를 다스릴 때, 선정을 베풀어 백성들의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고 한다. 귀족에서부터 일반 백성들에 이르기까지 적절하게 일을 맡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아침에는 까닭 없이 자꾸 마음이 바빴습니다. 뭔가 잊은 것 같고 뭔지 할 것을 안 한 것 같은 마음이 들었지요. 때알이 소리에 맞춰 일어났기 때문에 늦을 일도 없었는데 집에서 나가는 때는 여느 날보다 늦어 있었지요. 일을 마치고 수레를 쓸 일이 있어서 수레를 타고 갔습니다. 서둘러서 배곳에 들어서는데 낯선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옆에서 그들을 맞이하고 있어야 할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서야 늘 수레가 서 있던 자리에 없었던 게 떠올랐습니다. 새해에 아이를 낳기로 되어 있었는데 지난 엿날(토요일) 예쁜 아기를 낳았다는 반가운 기별을 들었습니다. 배곳(학교)을 옮겨온 아이들을 맞을 다른 사람을 불러 놓고 있어야 할 종이를 찾다가 늘 있던 분의 빈 자리를 새삼 느꼈습니다. 기쁜 마음을 이어줄 겨를도 없이 안친 일을 하다가 보니 하루가 다 지나 늦은 인사를 글로 갈음했습니다. 뒤낮(오후)에는 일꾼모임에서 나눌 이야깃거리를 만드느라 바빴습니다. 배해끝(학년말)이라 할 일이 많은데 일이 겹치다 보니 더 힘이 드네요. 마치자마자 이를 손보러 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잇몸을 가르고 받침을 넣었는데 집에 와서 밥을 먹고 나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홍천 괘석리 사사자 삼층석탑 - 이 달 균 사자도 절간에 오면 할 일이 있나보다 소신공양 좋다지만 몸 공양도 거룩하다 짊어진 말씀이 서 말 닷 되 하늘이 다 노랗다 두촌면 괘석리를 몸 하나로 옮겨와 읍사무소에 세웠으니 청사가 곧 절이다 부처님 경전 펼쳤으니 미륵세상은 곧 온다 이 석탑은 원래 두촌면 괘석리에 있었다 한다. 그곳을 먼저 찾아보니 주변은 경작지로 변해 있고, 기와 조각들이 흩어져 있는 것 외에 별다른 흔적이 없다. 석탑이 선 곳은 홍천읍사무소 앞마당이다. 다른 시선으로 보면 이 석탑은 가장 중생과 가까운 곳에 있다. 굳이 을씨년스럽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 석탑 선 곳이 종일 경적소리 들리는 곳인데 이 또한 범종소리로 고쳐 들으면 되지 않을까. 비록 석탑의 각 부에 다소간 파손이 있고 부분적으로 마멸 흔적이 있으나 4좌의 석사자 모습이 그런대로 형태를 갖춘 것만 해도 다행한 일이다. 네 마리 사자는 투박한 연꽃을 새긴 기단 위에 뒷다리는 구부리고 앞다리는 세운 채 다소곳이 앉았는데, 위엄보다는 소박하고 질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고려 초기 탑으로 추정한다.(시인 이 달균)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금성대왕이 한양에 정착한 뒤, 조선왕실은 당 건립을 후원하고 금성신앙을 확장하는 데 개입하였다. 이러한 증거로써, 조선왕실이 고종 탄일을 맞은 7월을 비롯한 정초와 시월에 명산대천을 비롯한 절과 사당 그리고 신당에 내린 발기(發記)에 금성당을 포함한 것이다(최길성, 「한 말의 궁중 무속: 궁중 [발기]를 중심으로」 《한국민속학》 55-80 1970). 발기(發記)는 나라와 왕실을 위해 산기도, 위축, 고사, 나례 등에 왕실에서 내린 물품 목록과 수량을 열기한 명세서다. 조선왕실이 금성대왕을 주신으로 모신 금성당에 임금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주상전하만세(主上殿下萬歲)> 전패(殿牌)를 봉안한 것도 조선왕실이 금성당을 신앙처로 삼고 있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구파발 금성당에 보관되어 있던 전패(殿牌)는 현재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구파발 금성당 마지막 시봉자 송은영(宋恩榮, 1925-2017)에 따르면, 그녀의 시할머니 박윤수는 금성당제가 베풀어지면 왕실에서 궁인을 보내 재정적 지원을 하고 왕실과 나라의 안녕을 빌었다고도 증언하였다. 이는 마치 나라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호국사찰에서 불심으로 닦은 공덕을 앞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피부의 역할 - 방출과 방어 우리 몸은 한 겹의 막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한의학에 입문하였을 때 한의학만의 독특한 사상과 의학의 관점을 접하며 때로는 황당하고, 때로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경험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 [인체는 소우주]라는 거창한 명제를 받아들고는, 이걸 이해해줘야 하나? 아니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야 하나? 하고 찜찜했던 기억이 난다. 한의대를 졸업하고 임상을 한 지 어언 29년 이제야 이 말이 조금씩 몸으로 체득되기 시작한다. 우리 몸이 외부와 접하는 모든 곳은 공통된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을 해결하기 위한 구조로 되어 있으며 균형과 조화를 유지하려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해서 우리 몸은 피부라는 하나의 막으로 감싸져서 보호를 받고 있으며 위치에 따라 역할만 달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피부를 좁은 의미에서 보더라도 눈의 결막, 호흡기 점막까지 모두 지칭할 수 있으며, 넓은 의미에서 보면 외부의 물질(음식 포함)과 접하는 소화기 점막마저 피부의 영역에 포함할 수 있는데, 이 역시 공통된 생리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일부분의 피부를 보고서 전체적 상황을 유추할 수 있으며, 겉에 드러나 있는
[우리문화신문=김영자 작가] “보골”이란 말은 이미 우리 주위에서 사라진 지 퍽 오랜 것 같다. 하나의 말도 사회발전과 더불어 더 널리 펴져 사용되는가 하면 또 어떤 말들은 차츰 저절로 소실되어 가고 있다. 이를테면 정치 술어들인 ‘대약진’, ‘인민공사’나 생활 술어들인 ‘방치돌(다듬잇돌)’, ‘대명대(홍두깨)’, ‘윤디(인두)’, ‘가대기(밭을 가는 기구의 하나)’, ‘곡괭이’ 등 수두룩한 가운데 “보골”도 어느덧 사라져 버렸구나! “보골”은 지금 “례물”로 대체 되어 쓰이고 있지만 사실 “보골”과 “례물”은 다른 점이 있단다. “보골”이란 곧 시집간 딸이 첫걸음으로(삼일에 오는 것이 아니란다.) 본가 친정집에 왔다가 다시 시집으로 돌아갈 때 딸한테 “사돈집에 보내는 첫인사”란다. 그것은 “떡보골” 이렇테면 찰떡보골, 증편*보골, 만두기*보골 등등 “떡보골”이 있는가 하면 그보다 더 인기 있고 고급스러운 “엿보골”이 있었단다. 지금 보면 별로 가치도 없고 우습게 보이지만 엄마네 그 시대엔 아주 고급이었다고 하는구나! 상상하여 보렴. 그때엔 사탕 구경만 하자고 해도 5-6리밖의 농촌공소합작사*에 가야 했단다. 물론 먹으려는 생각이야 못하였지. 혹여 한족 “홀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호랑가시나무[학명: Ilex cornuta Lindl. & Paxton]는 감탕나무과의 상록관목이다. 호랑이가 등이 가려우면 잎에다 문질러 댄다는 뜻에서 호랑가시나무란 이름이 붙여졌다. 그 외에 고양이의 새끼발톱 같다 하여 묘아자(猫兒刺), 묘아자나무라 하고, 회백색의 껍질을 두고 중국에서는 개뼈다귀 나무란 뜻으로 구골목(狗骨木)이라 한다. 모두 괴상한 모습의 잎을 두고 붙인 이름이다. 다만 서양 이름은 ‘홀리(holly)’라 하여 성스럽다는 뜻의 ‘홀리(holy)’와 뜻이 같다. 노호자(老虎刺), Horned Holly 라고도 한다. 붉은 열매가 성숙할 때 성탄절 장식용으로 쓰며, 관상용, 약용으로도 쓴다. 꽃말은 가정의 행복, 평화이다. 중국 남부, 한국은 전북 변산반도 이남의 해변가 낮은 산의 양지에서 자란다. 높이 2∼3m이고 가지가 무성하며 털이 없다. 잎은 어긋나고 두꺼우며 윤기가 있고 타원상 육각형이며 각점이 예리한 가시로 되어 있다. 꽃은 4∼5월에 피고 향기가 있으며 5∼6개가 잎겨드랑이에 산형꽃차례(꽃대의 끝에 많은 꽃자루가 방사상(放射狀)으로 나와 우산살처럼 퍼져 피는 꽃차례)로 달린다. 암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