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조선 초 발간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금성 산신제를 치렀던 사당이 다섯 개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첫째, 산마루에 상실사(上室祠), 둘째, 산허리에 중실사(中室祠), 셋째, 산기슭에 하실사(下室祠), 넷째, 산기슭의 하실사 남쪽으로 국제사(國祭祠), 그리고 다섯째, 고을 읍성 안에 녜조당(禰朝堂)이다. 이 가운데 상중하실사는 산신제 사당이지만 국제사와 녜조당은 팔관회를 치렀던 사당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팔관회를 열기 위해 축조되었던 국제사와 예조당에서는 고려 왕실의 평안을 기원하고 태조 왕건을 기리는 의례를 베풀었다. 금성산은 4개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동쪽의 노적봉(露積峰), 서쪽의 오도봉(悟道峰), 남쪽의 다복봉(多福峰), 북쪽의 정녕봉(定寧峰)이 그것들이다. 상실사(上室祠)는 동쪽의 노적봉에 있었다고 하는데, 오늘날 그 주위는 군사시설인 공군 방공포대가 들어서 있어서 일반인 접근이 불가능하다. 상실사로부터 아래쪽으로 있었던 중실사(中室祠)는 금성산의 또 다른 서쪽 방면의 봉우리인 낙타봉(255.1cm) 근처에 있었다고 추정된다. 군부대 가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는데 오늘날에는 차로도 갈 수도 있게 되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8비로소 이룩하다 이바지하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4해(1951년)펴낸‘우리나라의 발달6-1’의33, 34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33쪽 둘째 줄에‘비로소’가 보입니다.옛날에는‘비르서’, ‘비르소’, ‘비르수’라고도 했고‘비릇’으로도 썼다고 합니다.그리고‘비롯하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우리가 흔히 쓰는‘시작하다’는 말을 갈음해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그리고‘시작’이라고 해야 할 때도‘비롯’이라고 해도 좋겠다는 생각에 그렇게 쓰곤 한답니다. 셋째 줄과 넷째 줄에 걸쳐‘이름난 중이 많이 나고’가 있습니다. ‘이름난’은 흔히‘유명한’을 쉽게 풀어쓴 말이고‘중’도 흔히‘승려’라고 하는 말을 갈음해 놓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나고’도 참 쉽게 쓴 말입니다. 다섯째 줄에‘이룩하여’도 는‘건설하다’ ‘건립하다’와 같은 어려운 말을 쓸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고 여섯째 줄에‘이바지하였다’도‘공헌하였다’는 말을 쓰지 않았으며 열째 줄에‘널리 퍼졌다’도‘확산되었다’가 아니라서 참 좋았습니다.일곱째 줄에 있는‘일찍부터’와 여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비너스는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움과 사랑을 주재하는 여신의 이름이다. 따라서 비너스의 동상은 고대그리스로마 당시 사람들이 자신들의 아름다움과 사랑에 대한 미학적인 감각과 동경을 그녀 한 몸에 담아서 정성껏 빚어낸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런데 세월이 퍽 흐른 뒤에 신화역사의 두터운 지층 속에 묻혀있던 그 비너스동상이 발굴되어 후세 사람들 눈앞에 나타났을 때 그처럼 아름다운 여신의 몸은 두 팔 없는 상태였다. 미와 사랑의 여신인 비너스동상이 두 팔을 가진 원래 모습은 과연 어떠하였을까. 한없는 아쉬움을 안고 사람들은 여신상의 원래 모습을 복구하려고 여러 가지로 시도하여 보았다. 팔을 들어 머리위에 손을 얹어보게도 하였고 팔을 내려 무릎 아래로 흘러내리는 치맛자락을 쥐여보게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어떠한 자세를 취하든 만족스럽지 못하였으며 두 팔이 없는 비너스보다 못하게 보였다. 두 팔이 없는 비너스, 비너스는 두 팔을 버림으로써 후세의 우리들에게 무한한 상상을 안겨주었다. 우리는 두 팔이 없는 비너스를 마주 보면서 저마다 각기 무수하게 많은 아름다운 팔을 비너스에게 달아주면서 가장 완미한(완전하여 결함이 없는) 자세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어제는 들겨울달(11월) 들어 첫 한날(월요일)이라 저는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할 일을 챙기자마자 아침모두모임(방송조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일은 없어서 교장 선생님 말씀 하실 때 지난 밝날(일요일)이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이었다는 것과 다가오는 열이레(17일)이 순국선열의 날이라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저도 다른 일을 하느라 모르고 넘어갔는데 많은 분들이 가을 나들이를 하느라 잊고 지나쳤을 텐데 아이들에게 때에 맞춰 말씀을 해 주셔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순국선열의 날도 그 뜻을 되새기고 나라에 목숨을 바친 분들의 넋을 기려야겠다는 다짐을 스스로 했습니다. 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깜빡 잊고 안 한 것이 있어 마음에 걸렸는데 기별을 해 보니 안 해도 될 일이라서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맛있는 낮밥을 먹고 뒤낮에는 배곳 일을 챙겼습니다. 애배곳(유치원) 다닐 아이들을 모으고 있는데 그 일과 아랑곳한 물음(문의)이 많아서 다른 일은 많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풀빛어머니모임(녹색어머니회)에서 마련한 나눔 잔치에 도움을 달라는 기별을 받았습니다. 늘 도와 달라는 이야기로 손을 벌리기만 했는데 작지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지난 닷날(금요일)은 꽉찬 배움 돕기에 이어 바깥 일까지 이어져 많이 바빴습니다. 제가 있는 배곳(학교)에 애배곳(유치원)을 새로 열게 되어서 먼저 연 다른 곳에 가서 보고 배우러 갔습니다. 깨끗하면서도 꼼꼼하게 챙겨 마련한 곳에서 아이들이 배우는 것을 보니 놀라우면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런 곳이라면 어버이들께서 마음 놓고 보내도 되겠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두 곳에서 알려 주신 좋은 것과 모자란 것을 갈무리해서 조금이라도 더 낫게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함께 가 주신 분들 그리고 반갑게 맞아 주시고 도움 말씀 주신 두 곳 갈침이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엿날(토요일)에는 여느 엿날보다 일찍 일어나 움직였습니다. 큰애를 배곳에 태워 주고 시골집에 갈 갖춤을 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먹을 낮밥을 챙기고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것을 사 갔습니다. 집에 닿으니 집 둘레에 있는 붉은 감이 저를 반겨 주었습니다. 들살이(캠핑)을 온 많은 사람들이 시끌벅쩍 가을을 즐기고 있었지요. 낮밥을 먹고 집가심을 하고 참으로 오랜만에 냇가에 가 보았습니다. 여울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구경을 하면서 냇물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영주 부석사 삼층석탑 - 이 달 균 부석사 무량수전은 고려를 설법하고 소백산 안개는 석탑을 감싼다 열반한 큰 스님 얼굴 보였다 사라진다 부석사는 고려를 대표하는 목조 절이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따르면 의상대사가 왕명을 받아 창건한 절이라 기록되어 있다. 무량수전 서쪽에는 부석(浮石, 일명 뜬바위)이 있는데 이 바위는 의상대사를 흠모하던 당나라 선묘(善妙)낭자가 변한 것이라는 전설이 있다. 원융국사는 1041년(정종 7)에 부석사로 들어와 화엄종통(華嚴宗統)을 이어받았고 입적할 때까지 부석사에 머물렀다고 한다.(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1. 가을은 변화의 계절 - 변화에 적응하면 건강이 온다. 화려하고 뜨거웠던 여름이 가면 메마르고 차가운 가을이 나뭇가지 끝에 걸리며 갈대처럼 밀려온다. 한방에서 가을은 여름까지 번성했던 자연이 외부와 교류하면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하여 갈무리되는 변화의 시기이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물로서 자연은 한편으로는 자연스런 준비를 하고 결실을 맺는다. 곧 한 여름 무성했던 식물들은 잎과 꽃에 퍼진 에너지를 모아 열매로 맺는다. 동물들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많이 먹어 살을 찌우며 혹은 동면 준비를 한다. *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질병이 발생한다. 동물은 가을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하여 털갈이를 하고 가죽을 튼튼히 한다. 사람 또한 가을이 되면 대자연의 법칙에 따라 본능적으로 겨울을 대비하는 작업을 한다. ‘천고마비의 계절 이란 말이 일컫듯이 식욕이 왕성해지고, 섭취된 음식은 체내 특히 뼈로 모든 영양을 공급하여 저장시킨다. 또한 여름에 소모된 기를 회복ㆍ축적시키기 때문에 봄ㆍ여름 동안 떨어졌던 면역기능이 강화된다. 그러므로 가을은 어른 아이 말할 것 없이 체력 기능이 좋아지게 되고 이 시기에 먹는 보약은 잘 축적되어 기와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아침저녁으로 썰렁해서 위에 소매 긴 옷을 입고 나가면 낮에는 땀을 좀 흘립니다.하지만 땀이 개면 더 썰렁해지곤 하지요.그러다가 재채기를 할 때도 있습니다.옷을 잘 챙겨 입고 다녀야 한다는 것을 몸이 이야기해 주는 것 같습니다. 앞낮(뒤낮)에는5배해 아이들과 지난 이레 하기로 한 앎솜씨 겨루기를 했습니다.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를 불러 주었는데 생각 밖으로 아이들이 좋아해 주었습니다.앎솜씨 겨루기도 즐거워하고 쉬는 때새에도 더 하자는 것을 겨우 달랬습니다.이렇게 재미있어 하는 것을 더 자주 해 줄 수를 얼른 찾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뒤낮(오후)에는 배곳(학교)안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이 있었습니다.토박이말과 아랑곳한 갈배움(수업)나누기를 했던 것을 돌아보았습니다.저마다 다른 빛깔로 서로 다르게 한 것이 참 좋았고 아이들이 잘해서 놀라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배움가지(교과)와 이어지는 수를 찾아 갈배움새(교수학습지도안)와 갈배움감(교수학습자료)를 만들어 준다면 아이들을 토박이말 놀배움과 더욱 가깝게 해 줄 수 있겠다는 믿음이 굳어졌습니다. 찍그림(사진)때문에 배곳에 오셨던 이춘희 마을배곳 갈침이께서 온 김에 토박이말 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조금 일찍 자면 좀 나을까 싶어서 여느 날보다 일찍 잠자리에 누웠지만 얼른 잠이 들지 않았습니다.이런저런 생각이 잇달아 나서 그냥 일어나 일을 할까 싶기도 했습니다.그래도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있으니 눈은 좀 쉬겠다 싶어서 참았습니다. 아침에 때알이 소리를 듣고 일어났는데 몸이 좀 가붓한 느낌이었습니다.날마다 하듯 아침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설 때는 여느 날과 다르지 않았습니다.늘 챙기는 하루 일이지만 미처 챙기지 못하는 게 있을 때도 있습니다.어제도 그랬습니다.^^ 배곳 일을 챙기고 나서 티비엔 경남교통방송 토박이말바라기 꼭지를 했습니다.살갗으로 느끼는 쌀랑함으로 짧아진 듯한 가을 이야기에 고운잎 이야기를 더하고 옛날 배움책에서 캐낸 쉬운 말과 나날살이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을 나누었습니다.이레마다 하면서도 늘 개운하지 못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이게 도움이 되는 걸까 라는 물음과 함께 말이죠. 낮밥을 먹고 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동아리 모람(회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운을 조금 되찾았습니다.낮밥까지 함께 먹었더라면 더 좋았겠다 싶었지요.하지만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앞으로 남은 모임은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할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7기름지다,풀다,낳다,쇠붙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4해(1951년)펴낸‘우리나라의 발달6-1’의31, 3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31쪽 다섯째 줄에‘농사에 힘쓰고’라는 말이 나옵니다. ‘농업에 종사하고’와 같은 말을 쓰지 않아서 좋고 그 뒤에 이어서 나오는‘나라’도‘국가’라는 말을 쓰지 않아 반가웠습니다. 일곱째 줄 끝부터 쉬운 말이 이어서 나옵니다. ‘땅이 기름지므로’라는 말이 먼저 보입니다.요즘 책에도‘토양이 비옥하고’와 같은 말을 쓰는 것을 자주 보기 때문에 더 반가운 말이었습니다. ‘기름지다’는‘땅이 매우 걸다’는 뜻인데‘걸다’와‘기름지다’를 함께 떠올릴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여덟째 줄에 나오는‘둑을 쌓고,못을 막고’라는 말도 쉬운 말입니다.흔히‘제방’, ‘저수지’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그런 말보다는 쉬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말집 사전에서‘제방’을 찾으면‘둑’으로 쓰라고 하는데 굳이 그 말을 쓰는 까닭을 모르겠습니다.그리고‘쌓다’와‘막다’를 잘 가리지 못하고 쓰는 것을 보는데‘둑’과‘쌓다’, ‘못’과‘막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