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지난 닷날(금요일)은 새로나모듬소리꽃잔치(신진오케스트라 연주회)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더위와 추위를 견디며 갈고 닦은 솜씨를 뽐내는 자리였지요. 아이들이 흘린 땀의 열매인 만큼 될 수 있으면 더 많은 분들이 봐 주시고 또 크게 손뼉도 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은 아니었지만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피운 소리꽃을 들으며 소름이 돋기도 했으며 언제 저렇게 솜씨가 좋아졌나 싶어 놀라웠습니다. 잔치를 끝내고 마지막이라 아쉽다며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을 보니 저도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그렇게 커가는 것이겠지요. 아이들을 한 해 동안 잘 돌봐 준 정희경 선생님과 잔치잡이(사회)를 한 차한결, 유현욱 선생님, 그리고 끝까지 남아 잔치 마무리까지 해 준 모든 선생님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엿날(토요일)에는 느지막하게 일어난 만큼 서둘러 밥을 챙겨 먹고 집가심과 빨래를 했습니다. 다음 이레 밝날(일요일)이 저희 가시버시 기림날인데 집안 모임을 하기로 해서 앞당겨 나들이를 다녀오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뜻밖에도 잡아 놓았던 모임이 미루어졌지만 마음먹었던 대로 길을 나섰습니다. 먼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한강 유역으로 옮겨진 금성신앙 관련 설화 자료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채집되어 주목된다. [그전에는 조기배가 이 한강을 들어 왔거든. 마포에. 그랬을 적인데. 그 전에 뱃사공이 배를 부리는 사람이 그 심술이 궂잖아요. 직업상 봐봐도 거칠고 뱃놈이. 두 사람이 배를 띄우고 있는데. 마포에서 배를 띄우고 있는데. 장마철인지 뭐가 떠내려오는데 큰 궤짝이 떠내려오는데. 야 이거 웬보물이나 떠내려온줄 알고서 그 뱃사공이. 그 갈퀴 있잖아요. 갈퀴로 꽉 찍어가지고서 잡아댕겨서 그 한강변으로 잡아댕긴 거요. 모래사장 있는 데로. 뚜껑이 있는 거요. 뚜껑이 물이 뿔었으닌까 아주 힘들게 열었단 말이야. 열었는데 탱화가 있는데. 탱화가 열두 탱화가 있구. 거기 촛대도 있고 다 있는 거라. 아이구 이게 큰 그 귀신이라고 왕신이라고. 보물인줄 알았더니. 그래 칵 닫은 거에여. 칵 닫고서 발로 칵 밟고서 그냥 간 거여. 저 만침 둘이 돌아서자닌까. 펑하는 소리가 나면서 그냥 어찌나 놀랬는지 그 놈들이. 그 뱃사공놈들이 말이에요. 어찌나 크게 소리가 나던지 기절초풍을 해 돌려다 보닌까. 그 뚜껑이 열린 거라. 근데 뭐. 그 인제 뭐 물에 뿔렸으닌까 자연으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당진 안국사터 석탑 - 이 달 균 낮이면 멈추고 밤이면 걸었다 그 뒤로 고려의 별들이 따라 왔다 쉼 없는 삼보일배(三步一拜)의 종착지는 어디인가 묵언으로 걸어온 기나긴 수행의 날들 언제나 배경이 되어 함께 한 동반자여 어엿한 삼존불(三尊佛)이 있어 예까지 왔으리 아쉽다. 하긴 이런 모습이 안국사터 석탑뿐이랴. 1층 몸돌은 남아 있는데 2층 이상의 몸돌은 사라지고 지붕돌만 포개진 채 기형으로 서 있어 어딘지 엉성해 보인다. 자세히 보면 세웠을 때 모습은 제법 어엿했으리라 짐작된다. 각 귀퉁이에 기둥을 본떠 새기고 한 면에는 문짝 모양을, 다른 3면에는 여래좌상(如來坐像)을 도드라지게 새겨 놓은 것이 그렇다. 고려 중기 석탑의 특징을 알 수 있는 중요한 탑이기에 1963년에 보물 제101호로 지정되었다. 절은 사라졌으나 이 탑을 배경으로 입상의 석조여래삼존불이 있어 그다지 외롭지는 않아 보인다. 가운데 본존불은 발 모양을 형상화한 부분을 빼곤 하나의 돌로 이뤄진 대형 석불인데, 머리 위에는 화불이 장식된 보관을 착용하고 있어 나그네의 눈길을 끈다. 이 본존불을 중심으로 좌협시ㆍ우협시 보살상이 함께 서 있는데 이 역시 훼손의 흔적이 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침에 눈을 뜨기 가볍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데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잘 때는 모르겠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좀 마르고 코가 막히는 느낌이 드는 것도 좀 달라진 것이기도 합니다. 고뿔은 아니기를 바랍니다. 요즘 배곳에 돌림고뿔(독감)이 널리 퍼지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제가 걱정을 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지만 걸린 사람이 늘고 있어서 절로 마음이 쓰입니다. 돌림고뿔에 걸린 줄 모르고 왔다가 몸이 좋지 않아서 가면 돌림고뿔이라고 한다니 다른 수가 없습니다. 손을 자주 씻고 입을 가리고 다니라고 하는 수밖에는 말입니다. 날마다 받게 되는 그위종이(공문)를 보면서 기운이 빠질 때가 많습니다. 토박이말 놀배움에 쓸 돈은 어디에도 없다는 말을 셀 수도 없이 들었는데 제 혼자서는 한 해가 가도록 만져 보기 어려운 돈을 여러 곳에 쓰기로 했다는 걸 보면 그렇습니다. 나름 똑똑한 잣대와 눈높이를 가지고 한다는 것을 알지만 토박이말 살리는 일에 저희가 쓰는 돈과 견주어 보면 참으로 큰돈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걸 보면 일할 맛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을 마치고 여러 해 앞에 함께 일을 했던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나라와 같은 사계절이 명확한 나라의 경우 각 계절에 따른 즐거움과 괴로움이 교차한다. 우산장수와 나막신장수를 아들로 둔 할머니의 이야기처럼, 모든 날씨에 근심 걱정으로 보낼 수도 있고, 긍정적으로 즐길 수도 있는 것이 사계절의 변화다. 일단 추운 겨울이 되면 추위에 대한 적응을 시험받는다. 건강한 분들은 문제가 없지만, 추위를 힘들어하는 분들은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과 더불어 추워서 괴로움이 더해진다. 몸 전체가 추워서 움츠러들어 괴롭고, 손발이 차가워서 괴롭기도 하며, 피부가 거칠고 트면서 손발에 드러난 증상이 가중되기도 한다. 이 가운데에서도 특히 두드러지는 수족냉증과 티눈을 극복하는 방안을 찾아보기로 한다. 수족냉증(手足冷症)이란 다른 사람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 손이나 발이 차가워지고 시려서 일상생활에 불편이 큰 상태를 말한다, 수족냉증의 증상은 추운 곳에 있을 때뿐만 아니라 따뜻한 곳에서도 손발이 시리듯 찬 경우가 많다. 심하면 단순하게 차가운 것을 떠나 고통스러우며 뼛속까지 차갑다고 느끼면 이는 심각한 건강의 문제가 된다. 일반적으로 수족냉증이 병증에 이르면 손발이 차고 저리거나 고통스러우며 위에
[우리문화신문=김영자 작가] “달비”란 곧 녀성의 자랑이고 풍도였다. 지금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바 황궁의 녀인들이 달비를 리용하여 멋스레 머리를 얹어 그 풍도를 보여주고 있다. 달비에 관한 전설은 많고도 많은데 전선에 나가는 남편이 겨울에 동상을 입게 하지 않으려고 녀인은 자기의 머리를 싹둑 잘라 길 떠나는 남편의 신발 안에 깔아 주었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는 오늘까지도 길이 전해져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그런데 이 세상을 소리 없이 울리신 나의 어머님의 이야기를 회억하면 나는 그만 눈앞이 흐려지고 목이 꺽 멘다. 나의 어머니는 보통 키에 걀쭉한 얼굴의 조선녀성이시다. 그리고 폭포수인 양 함치르르한(깨끗하고 윤이 반들반들 나는) 숱 많은 머릿결은 늘 자랑스럽기만 하였단다. 어머니는 특별히 머리를 잘 다듬는 아름다운 녀인이였다. 어머니는 녀성의 자랑 가운데 한가지가 머리라면서 늘 쌀 뜨물에 머리를 감고 잘 빗어 멋스레 얹거나 쪽지시었다. 숱 많은 머리는 기름을 바른 것처럼 함치르르 윤기가 돌아 마을 어머니들이 늘 흠상하는(우러러 감상하는) 아리따운 머릿결이었단다. 그런데 어느 날엔가 어머니는 달비가 그렇게 값이 간다는 소식을 접하였단다. 혼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여느 날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얼른 잠이 오지 않아서 뒤척이다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도 다른 날보다 일찍 잠이 깼습니다. 늘 나가던 때에 나가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그러지 않아도 되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늘 먹던 아침도 건너뛰었는데 배도 그리 고프지 않았습니다. 물도 먹으면 안 된다고 해서 입만 축이고 말았는데 말이지요. 겨를이 나서 아침에는 하기 어려운 설거지도 하고 느긋하게 있다가 티비엔 경남교통방송 ‘토박이말바라기’ 꼭지를 했습니다. 어제는 나날살이에서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두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많고 많은 낱말 가운데 알려드릴 낱말을 고르는 게 싶지 않지만 알려 드리고 나면 보람을 느낍니다. 그렇게 알게 된 토박이말을 많이 써 주시고 둘레 분들에게 알려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어제는 두 해마다 하는 제 몸 살피는 날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로 붐빌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많지 않아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게 여럿 있었는데 얼마나 자주 몸에 땀이 날 만큼 움직이는지를 묻는 물음이 가장 걸렸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잘 하지 않는데 앞으로는 꼭 해야겠다고 속다짐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구지뽕나무[학명: Cudrania tricuspidata (Carriere) Bureau]는 뽕나무과의 낙엽활엽 소교목이다. 꾸지뽕나무는 뽕나무와 쓰임새가 비슷하나 박달나무와 맞먹을 정도로 단단하다. 뽕나무보다 더 단단하다는 뜻으로 ‘굳이뽕나무’라고 하였고, 이것이 변하여 꾸지뽕나무가 되었다. 누에를 키우기 위해 대접받는 뽕나무가 부러워 굳이 뽕나무를 하겠다고 우겨서 꾸지뽕나무가 되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한약 이름은 자(柘), 자목(柘木), 수수엽(柘樹葉), 자목피(柘木皮), 자수과(柘樹果), 자자(柘刺), 상자(桑柘)이다. 나무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한자 이름에서 보듯이 가시에 있다. 꾸지뽕나무, 굿가시나무, 활뽕나무, ‘Tricuspid-Cudrania, Silkworm-Thorn’라고도 한다. 나뭇잎은 뽕나무 잎보다 누에에게는 인기가 없지만, 활의 재료로는 꾸지뽕나무가 더 우수하여 황해도에서는 활뽕나무라고 부르기도 했다. 《물명고(物名攷, 1820년경 유희가 만든 말광-어휘사전)》에는 “궁간(弓幹, 활의 몸체)으로 꾸지뽕나무를 쓰고 이것으로 만든 활을 오호(烏號)라고 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꾸지뽕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이슬람 세계의 보석으로 불리는 푸른 도시 사마르칸트에는 티무르와 관련된 유물이 상당수 존재한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중앙아시아 최대 사원이라는 비비하눔 모스크다. 비비하눔은 9명의 왕비 가운데 티무르가 가장 사랑했던 왕비의 이름이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이 아름다운 모스크를 방문하지는 못하고 다만 인터넷을 검색하여 이 모스크에 관해서 알아보았다. 1398년 인도 원정에서 돌아온 티무르는 비비하눔을 위해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모스크를 짓겠다고 결심했다.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제국의 각지에서 200여 명의 장인과 500여 명의 노동자를 뽑고, 대리석 운반을 위해 인도에서 코끼리 95마리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매일 현장에 나가 작업을 독려하고, 음식물을 제공하며, 주화로 포상하는 등 모스크 건립에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았다. 그 결과 비비하눔 모스크는 높이 35m에 달하는 에메랄드빛 돔과 직경 18m의 아치형 정문, 50m 높이의 미나레트 그리고 400개의 대리석 기둥이 떠받치는 둥근 천장 갤러리를 가진 화려한 모습으로 조성됐다. 실내 또한 아름다운 대리석과 다양한 형태의 모자이크 테라코타 등으로 장식되어 보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늦게 잠이 드니까 잠이 모자라고 잠이 모자라니까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려운 거라는 것을 알면서 일찍 잠이 드는 게 잘 안 됩니다. 일이 없이 빈둥거리는 것은 아닌데 일을 끝내고 보면 날이 바뀌어 있습니다. 어제 아침도 그랬습니다. 들고 갈 짐이 있어서 나름대로 서둘렀지만 짐을 집 앞에 들고 가서 내려놓고 땅밑에 세워 두었던 수레를 가지고 올라와 싣고 나니 이마에 땀이 맺혔습니다. 날씨도 좀 포근했지만 안 들던 짐을 들어 옮기느라 힘이 들었던 것이지요. 여러 날 앞부터 마음을 먹었던 일인데 하고 나니 흘린 땀만큼 기분도 개운했습니다. 아침모두모임을 하는 날에 보람(상)까지 주는 날이었습니다. 옆에서 도와주는 분이 있으니까 하지 그렇지 않으면 못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해 달라는 것도 끊이지 않고 써 내 달라는 글도 날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적바림 해 둔 것을 보고 하나씩 지우며 하다 보니 어느새 마칠 때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버지께 하나 뿐인 벗인 멀봄틀(텔레비전)이 오래 되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것을 장만해 왔습니다. 여섯 언니아우들이 한 자리에 모일 날을 잡는데 참 쉽지 않았습니다. 날을 잡아 놓고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