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이달 초 미국 조지아주 서배나에 있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300여 명의 우리 근로자들이 미국 출입국 단속반의 무차별 단속을 당해 비인권적,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고생하다가 일단 우리나라로 돌아온 사건은 여러모로 지금까지 우리가 살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이 지구상에 있음을 각성하게 하였다. 사건의 경위야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이 위대한 미국을 건설한다고 미국의 국경을 사실상 틀어막고, 미국 안에 들어와 있던 외국인들을 마구잡이로 단속해 실적을 올리려 한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지만 이제 세계의 질서를 이끌어가던 미국이 이상이나 신념, 관행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익 앞에 형편없이 무너져 내린 것을 세계가 알게 되었고, 이로써 그동안 알게 모르게 미국의 도덕과 가치를 존중해온 많은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또한 관세를 몇 10%씩 마구 올려 미국정부가 그 관세 수익으로 미국민들에게 혜택을 주겠다고 하니 다들 어안이 벙벙한 채로 지켜보며 일부 환영하는 국민이 있는 것 같은데 그 관세도 제멋대로, 자기 기분에 따라 관세를 매겼다가 연기하고 취소하고 깎아주고 하는 행태가 이어지면서 정작 미국인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열하일기를 따라서, 답사 9일 차 일자 : 2025년 4월 27일(일요일), 이동 거리 234km 호텔 : 북경풍영군화(北京丰荣君华, 010-8146-3366) 열하에서 황제를 만나다 1780년 8월 13일, 건륭제의 만수절에 참석하기 위하여, 열하에 간 조선 사신단의 규모는 사신 10명, 수행원 64명으로 모두 74명이었고 말 55필이었습니다. 열하는 정치·군사적, 전략적인 필요로 건설되었으며, 몽골과 연합하여 준가얼 세력까지 점령했습니다. 해마다 만주 팔기군과 몽골 팔기군이 목란에 사냥터를 조성하여 군사 훈련을 겸한 무력시위를 하였습니다. 열하의 입구 여정문(麗正門)에 도착하니, 어제 만나서 취재하던 승덕시 관광국 관계자와 기자들과 관련 공무원 여러 명이 이른 아침인데도 나와 저희를 맞이하며 인사를 하였습니다. 오늘까지 이국복 교수가 안내하였습니다. 여정문 앞에서 우측 화단에 중국 정부에서 설치한 연암 박지원 비석을 찾았습니다. 큰 돌 한쪽 면을 다듬어 박지원의 공로를 소개한 비석을 세워 두었는데, 가이드 황일만 사장이 사전에 답사하여 비석을 찾는 데 무척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였습니다. 한문으로 새겨진 '朴趾源'이라는 이름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징어게임’이란 프로그램이 세계적으로 히트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는데 우승자에게 주는 엄청난 상금도 상금이지만 그것이 ‘서바이벌’, 곧 살아남기라는 형식을 갖추지 않았으면 그리 인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상대방을 거꾸러트리고 올라가는 방식이 너무 잔인하다는 비판에도 오로지 살아남아 어마어마한 상금을 차지하는 그 과정이 세계인들의 생존력과 승부욕을 자극했기에 그런 큰 반응을 얻었다고 보인다. 서바이벌 게임, 그것은 지금 한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가장 흡인력 있는 예능방식이 아닌가? 한국이란 현실에서의 우리들의 날마다 삶이 그처럼 서바이벌 게임을 방불하기에 자연스레 이런 형식이 흥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많은 트로트 프로그램이 여러 방송 채널에서 수시로 경연형식으로 펼쳐지지 않는가? 시청자나 관중들은 거기에서 승자에게 갈채를 보낸다. 그런데 이런 서바이벌 방식이 트로트에서 K팝으로 넘어서고 한국의 스타나 아이돌만이 아니라 세계 K팝계의 스타 혹은 아이돌과 함께 경쟁시킨다는 발상이 다시 세계인들을 새롭게 끌어드리는 현상을 보게 된다. 바로 ‘KPOPPED’라는 영어 이름의 프로그램이다. 영상물 배급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열하일기를 따라서, 답사 8일 차 일자 : 2025년 4월 26일(토요일), 이동 거리 167km 호텔 : 승덕열하부주점(承德热河付酒店, 0314-2208-666) 금산령 만리장성에 올라서 이른 아침, 고북구에 있는 금산령 만리장성을 올랐습니다. 해발 380m 정도의 높이지만, 산꼭대기에 설치된 여러 개의 장대(將臺, 장수의 지휘대)와 산 능선을 따라 굽이치는 거대한 벽돌 성벽은 그 자체로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합니다. 성벽을 따라 오르는 계단 양옆이 아찔한 절벽으로 이루어져 힘차게 뻗어 나가는 성벽의 줄기는 아름다웠습니다. 《열하일기》에 “1780년 8월 7일, 밤 삼경에 조선 박지원이 이곳 장성에 이름을 쓰려고, 패도(佩刀)를 뽑아 벽돌 위의 짙은 이끼를 긁어내고 붓과 벼루를 행탁(行橐, 여행할 때 노자를 넣는 주머니) 속에서 꺼내어 성 밑에 벌여놓고 사방을 살펴보았으나 물을 얻을 길이 없었다. 밝은 별빛 아래에서 먹을 갈고, 찬 이슬에 붓을 적시어 연암은 글자를 썼다.”… 1780년 8월 11일 돌아오는 길에 고북구에 들렀습니다. “내 저번에 새 문을 나갈 때는 마침 밤이 깊어서 두루 구경하지 못하였더니, 이제 그와 반대로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세종은 정치를 펴는 데 있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로 인재들을 모으고 합당한 임무를 주고 뒤에서 보조해 주는 데 있었다. 임금이 인재등용의 중요성에 대해 이조에 전지한다. 이조에 전지하기를, "정치하는 요체는 인재를 얻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관원이 그 직무에 적당한 자면, 모든 일이 다 다스려지나니, 그 직위에 있는 동반 6품과 서반 4품 이상으로 하여금 현직이나 해직 중을 가리지 말고 슬기로움과 씩씩함이 뛰어나서 가히 변방을 지킬 만한 사람과 공정하고 총명하여 가히 수령직에 대비할 수 있는 자와, 사무에 능숙하고 두뇌가 명석하여 극히 번거로운 자리에 감당할 수 있는 자 3명을 각각 천거하여 임용에 충당하게 하되, 혹 그 인재를 알기 어렵거든 과목마다 반드시 각기 한 사람씩을 찾아서 구할 것 없이 다만 아는 대로 〈쓸 만한 사람〉 3인을 천거하게 하라. 만약 사정에 따라 잘못 천거하여, 〈그 사람이〉 재물을 탐하고 정사를 어지럽게 하여, 그 해가 백성에게 미치게 한 자는 율문을 살펴서 죄를 과하되, 조금이라도 가차 없게 하라." 하였다. (⟪세종실록⟫5/11/25) 인재 추천을 통해 임용에 임하되 정사를 어지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우리 동포들이 많이 사는 중국 길림성 연길화룡지구에 가면 용두산이란 산이 있다. 조두남 선생이 만들어 우리 민족의 애창곡이 된 가곡 <선구자>의 2절은 용두산 자락 우물을 통해 이 땅에 살던 옛 조상들의 웅대한 기상을 소환한다. 이 용두산에서 1980년에 발해의 3대 왕 문왕(文王, 재위 737~793)의 넷째 딸 정효공주(貞孝公主, 757~792)의 무덤이 발굴되었다. 돌방 형식으로 만든 이 무덤에서는 묘실의 벽을 돌아가며 12명의 인물을 그린 벽화가 남아 있어 잊혔던 발해의 인물과 의상 등이 처음 역사에서 깨어났고 이 덕분에 근처에 흩어진 무덤들이 당시 문왕 가족의 묘원이었음이 드러났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돈화시 육정산에서는 1949년에 둘째 딸 정혜공주(貞惠公主, 737~777년) 묘임을 알리는 각종 유물이 대거 나왔고 여기에 발해를 상징하는 돌사자 조각도 출토되었기에, 이 일대의 발굴은 잃어버린 고대 왕국 발해를 되살리고 그 역사를 다시 연구하는 결정적인 계기기 된 바 있다. 그런데 정효공주 묘가 있는 그 용두산에 있는 3대 문왕의 황후 무덤 등 발해의 역사를 밝히는 귀중한 유물과 자료들이 이번에 처음으로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어이 자네는 언제나 철이 드나?" 어릴 때 자주 듣던 말이다. 무슨 일 처리를 제대로 못 했을 때 타박 겸 꾸중으로 듣는 말인데 나는 이 말을 몸에 철분이 부족해 생기가 없고 정신이 좀 흐릿흐릿하다는 뜻인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철부지라는 비슷한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이것이 '철부지(不知)', 곧 '철을 모른다'라는 뜻일 터여서 철이라는 것이 무슨 몸속의 영양소가 아닌, 계절을 의미하는 '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철이 바뀌어도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철부지'인 것이고, '철새'라는 말도 '철에 따라 오고가는 새'라는 뜻이니 우리말 '철'은 계절을 말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하갰다. 그런 철새를 최근에 눈앞에서 보고 왔다. 부산의 서남쪽 낙동강 하구 을숙도 철새공원 안에 있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였다. 낙동강 하구를 바라보는 전시관의 대형 유리창을 통해 낙동강 하구에 넓게 형성된 모래섬들이 눈앞에 보이고 그 섬 주위에 모래들이 얕고 평평한 모래톱 혹은 사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 앞으로 무엇이 나란히 서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일종의 벤치 같은 것들이 죽 서 있는 것이다. 그 위에 보니 가마우지 같은 새들이 편하게 앉아있다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열하일기를 따라서, 답사 7일 차 일자 : 2025년 4월 25일(금요일), 이동 거리 199km 호텔 : 고북구고원금색주점(古北口古源金色酒店 010-6903-2388) 북경의 거리는 깨끗하고 빌딩 숲으로 세계 일류도시로 변모하였나, 도로에는 구걸하는 사람이 목에 건 정보무늬(QR코드) 인식표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거지도 최첨단 슬기말틀(스마트폰)로 결재를 받는 모습을 보며, 중국 사회의 변화에 웃음이 절로 났습니다. 연암은 1780년 8월 1일부터 5일까지 자금성 남서쪽에 있는 조선 사신이 묵는 조선관에서 머물며 여러 기록을 남겼습니다. 필자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지만, 그 규모와 화려함에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살아있는 박물관 자금성 천안문 자금성(故宫博物院 紫禁城)을 보려고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7시에 출발했습니다. 8시 40분경 천안문이 보이지도 않는 ‘전문대가’에서부터, 줄 서서 지하차도 두 개를 지나고, 소지품과 가방을 철저하게 뒤지고 검색대를 통과했습니다. 안면 인식과 입장권을 확인하고서야 오전 10시 20분경 천안문 광장에 진입하여 자금성에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사에서 입장권을 살 때 여권
[우리문화신문=류리수 기자] 새벽에 집을 나서서 비행기를 갈아타며 하루종일 걸려 도착한 곳은 구로베(黒部) 협곡이었다. 그곳의 구로3댐(黒部第三ダム, 1936년 착공, 1940 완공) 가까이에 가서 직접 그 역사를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구로베댐(구로4댐, 1956년 착공, 1963년 완공)은 바로 구로3댐이 건설되었기 때문에 지을 수 있었다. 구로베 우나즈키(宇奈月) 캐년 루트 다만, 구로3댐에 가려면 9월에서 10월 사이 한 달 동안만 들어갈 수 있으며, 숙련된 등산가도 이틀에 걸쳐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구로베 협곡에 댐을 건설하기 위해 이용해 온 경로를 <구로베 우나즈키(宇奈月) 캐년 루트>라는 여행상품으로 2024년 6월부터 일반인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내가 갔을 때는 작년 말에 일부가 지진으로 무너져서 구로3댐까지 가볼 수가 없었다. 구로베 우나즈키(宇奈月) 캐년루트는 도롯코, 엘리베이터, 축전지 기관차, 전용전기버스 등을 타고 우나즈키역(宇奈月駅)에서 구로베댐까지 가는 코스다. 이 코스는 내년 가을 열 예정이라서, 내가 구로3댐에 가장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이 루트의 맨 첫 구간인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상대를 믿는다는 한마디가 사람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세종 14년(1432)에 황희가 나이가 많아 사직을 요청했을 때 세종이 하신 말씀이다. (황희가 고령을 이유로 사직하자 허락하지 않다) 영의정 황희가 사직(辭職)하여 말하기를, "엎드려 생각하건대, 잘못 태종께서 선택하여 후히 대우해 주신 은혜를 입어 여러 어진 이들과 섞이어 벼슬에 나아갈 수 있었으나, 수년 동안 죄를 마음으로 달게 받으면서 궁촌(窮村)에서 몸을 보전하고 있었더니, 하루아침에 착한 임금의 세상에 다시 거두어 쓰실 줄 어찌 생각이나 하였겠습니까. 그래서 그대로 우물쭈물하며 지금에 이르도록 애써서 관직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귀는 멀고 눈도 또한 어두워서 듣고 살피는 일이 어려우며, 허리는 아프고 다리는 부자유하여 걸음을 걸으면 곧 쓰러집니다. 더군다나 신은 올해의 생일로 이미 만 70살이 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신의 나이가 노쇠에 이른 것을 가엾게 여기시며, 신의 정성이 깊은 충정에서 나온 것을 살피시고, 유음(兪音)을 내리시어 직위에서 물러나게 허락하소서...."라고 하였으나, 윤허(允許)하지 아니하고, 비답(批答)하기를, "어려운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