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지난 닷날부터 비가 왔고 엿날 제가 살고 있는 고장에 한바람(태풍)이 지나 갈 것이라는 미리알림이 있었기 때문에 토박이말 겪배움을 가야 하느지 말아야 하는지를 두고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떠나는 아침 일찍이 아니라 뒤낮(오후)에 온다고 했고 저희가 가는 충주, 여주는 그렇게 비가 많이 오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길을 나섰습니다. 떠나기 앞서 제가 제 바람을 담아서 '아침에 길을 나설 때 비는 조금 오고 저 위에 가 닿을 뒤낮에는 비가 그칠 거다'라고 했던 말처럼 날씨가 도와 주었습니다. 아침에 비바람을 맞을 생각으로 옷과 신을 챙겨 나섰는데 비는 아주 조금 내렸고, 충주 우리한글박물관 구경을 하고 여주로 가는 길에도 비가 왔는데 늘푸른자연학교에 닿으니 비가 그쳤습니다. 우리한글박물관에서 보고 들은 토박이말과 한글 이야기, 늘푸른자연학교 활개마당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뛰고 놀며 온몸으로 느낀 것들, 개울에 가서 물에 사는 살이(생물)들을 잡고 살펴보며 알게 된 것들이 모두 우리 아이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었을 거라 믿습니다. 비 때문에 걱정을 했었는데 많은 것을 느끼고 알게 되어 좋았다는 말씀을 듣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창녕 술정리 동삼층석탑 - 이 달 균 아침엔 서탑(西塔)과 놀고, 저녁엔 원효(元曉)와 논다 낙동강 물안개는 화왕산을 오르고 화왕산 진눈개비는 옥개석에 내린다 경주가 멀다면 창녕에 가면 된다 진흥왕 척경비와 석빙고도 있으니 서라벌 작은 집 구경 쏠쏠하지 않은가 창녕 술정리엔 동삼층석탑(국보 제34호)과 서삼층석탑(보물 제520호)이 있다. 동탑은 국보인데 서탑은 보물이라 조금 안타깝다. 서탑은 동탑에 비해 조금 늦게 세워졌고, 조형미도 다소 모자란 탓이기에 그렇지 않나 싶다. 동탑은 읍내 중심에 서 있는데, 경주 왕경에 있는 석탑과 비견될 만큼 늠름하고 세련미가 있다. 탑은 화왕산에서 내려오는 개울과 마을 사이에 있으니 사진을 찍으면 담장과 전신주, 굴뚝 등도 보인다. 이런 어지러운 배경을 담지 않으려면 안개 내려오는 새벽이나 산그늘 발목에 닿는 어스름 무렵이어야 한다. 아무리 재주 있는 작가라 해도 한 번 찾아 와 사진다운 사진을 얻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왕 탑 구경 왔으면 동ㆍ서탑 둘을 함께 보는 것이 더 좋으리라. 근처엔 진흥왕 척경비와 석빙고도 있으니 작은 경주라 불릴 만하다.(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밤섬 부군당굿은 매년 음력 정월 초이틀에 이루어진다. 굿을 하기 위해선 섣달 초열흘에 준비모임이 이루어진다. 이때 소임(제관)과 도가(마을굿을 주관하는 마을 대표)를 뽑고 당주와 잽이가 합의하여 초청할 무녀들과 악사들을 결정한다. 또한 이 모임에서는 지난해의 당굿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조치하기도 한다. 이때부터 당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소임과 도가는 물론이고 주민들 개개인도 상갓집 출산집을 왕래하지 않는다. 모든 굿 비용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추렴으로 마련한다. 추렴에 응한 주민들의 명단을 굿을 하는 동안 당 벽에 붙여 놓는다. 밤섬 부군당굿 당주 무녀 김춘강은 자신과 친분이 두터운 서울지역 무녀와 박수들을 초청하여 굿을 이끈다. 이를테면, 1999년은 김춘강 무녀는 서울굿에 정통한 김유감, 이완분, 원옥희, 장미, 김종열 등을 초청하여 당굿을 열었다. 이때, 당주 악사 김찬섭은 그의 아들 김필홍 그리고 박문웅, 김대길 등과 함께 무악을 연주를 하였다. 다음과 밤섬 부군당굿 절차 및 내용이다. ① 주당물림 - 굿을 하기 전 굿청과 주위를 깨끗하게 한다. ② 고사반 - 도가집(소임)에 가서 부정을 치고 축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3-도톨이,맴돌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4해(1951년)펴낸‘셈본6-1’의60쪽, 61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60쪽 다섯째 줄에‘도토리’와‘팽이’가 나옵니다.저는 이런 말이 나올 때면 아이들에게 묻곤 합니다. “‘도토리’는 왜‘도토리’라는 이름이 붙었고, ‘팽이’는 왜‘팽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라고 말이지요.이런 물음에 아이들은 저마다 가진 생각을 거리낌 없이 말을 해 줍니다. “도토리를 받치고 있는 받침을 보면 도톨도톨한데 받침이 도톨도톨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라고 하기도 하고“팽이는 우리가 여러 가지 힘으로 돌리면 팽팽 잘 도니까 팽이라고 한 것이 아닐까요?”라는 말을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남달리 오래 생각을 해 온 선비(학자)들이 이야기한 말밑(어원)이 있습니다.그것을 가지고‘도토리’는‘멧돼지가 먹는 밤’이라는 뜻인‘도티밤’에서 비롯되었다는 풀이를 아이들에게 알려 주는 것도 값진 일일 것입니다.하지만 누군가의 물음에 따라 얼른 떠올린 것도 값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내가 생각한 것과 선비(학자)가 까닭을 밝
[우리문화신문=유용우 원장] 경기도 고양시에서 “유용우한의원”을 열고 있는 유용우 원장의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연재를 시작한다. 유용우 원장은 작은 한방상식으로도 건강을 지킬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온 나라에 19곳의 아이 전문한의원 네크워크를 내기도 했고, 40여 곳의 비염치료 네크워크 <숨길을열다> 대표원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한국증류학회 이사로 “증류 탕제법 공동개발”에 참여했다. 또 2011년 도서출판 한빛에서 펴낸 책 《발로 뛰어 찾은 한방명의 20》에 뽑혀 소개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세종서적을 통해 《한방으로 키우면 훨씬 건강해요'(1997)》를 펴냈으며, 공저 《한약의 혁명 맑은한약》도 있다. 최근 무더운 날씨에도 감기, 냉방병, 알레르기성 비염과 축농증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요즘과 같이 습기 많은 장마철은 더위와 더불어 선풍기, 에어컨을 켜도록 요구한다. 또한 방학 중 학생들에게도 두통을 호소하는 냉방병과 감기, 비염증상들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을 단순한 여름감기로 생각하고 방치했다간 여름 내내 코, 목, 귀 질환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 ‘여름 감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들말마을배곳 갈침이님들은 새참을 챙긴다고 모여 수고를 하신다는 기별을 보았는데 걱정거리가 있습니다. 걱정을 한다고 걱정이 사라지면 걱정이 없겠다는 말이 있지만 겪배움을 가는 날 한바람이 온다니 걱정이 앞섭니다. 저희가 떠나는 날 아침에는 좀 참아주고 저희가 가는 충주와 여주까지는 안 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배움이들과 늘푸른자연학교 아이들이 만나 토박이말 놀배움을 하는 데 아무런 걸림돌이 없어야 하니까요. 오갈 때 나눌 이야기와 저녁 때 지은이와 마주이야기 때 할 거리도 마련을 해야 해서 마음이 바쁩니다. 6배해 아이들과 배움마당 갈무리를 하고 널알림감 뽐내기를 하기로 했는데 어떤 널알림감이 나올 것인지 기다려지네요.알찬 널알림감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서로 마음을 맞추고 구실을 나눠 하는 것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바람이 온다고 했는데 오늘 아침 하늘은 흐리지만 숨씨(공기)가 지나치게 차분했습니다. 한바람 앞이라 그런가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날씨가 도와 즐거운 겪배움이 되길 비손합니다. 맛보셨던 토박이말을 되익히시며 여러분도 함께 빌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4352해 더위달 열아흐레 닷날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시선집 《연변》, 45쪽 * 오얏 : 자두 < 해 설 > 석화시인의 이 시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감칠맛이 나는 서정시다. 시인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예언하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이 작품은 기승전결의 내적 구조를 가진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시다. 제1연은 기(起)에 해당하는데 여기서는 칠월 장마뒤끝의 오얏이 애기엄마 젖꼭지만큼 하다는 기발한 비유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비유는 독창성을 전제로 하고 원칙적으로 한 번 주어지는데 그것은 시인의 특허다. 분홍바탕에 자주빛이 감도는 오얏을 애기엄마 젖꼭지에 비유한 것은 아마 석화시인이 처음이 아닌가 한다. 이게 바로 모양과 색깔의 동질성에 바탕을 둔 “이질동구(異質同構)”, 즉 이질적인 사물들 간의 비유가 성립될 수 있는 까닭이요, 형식주의 자들이 말하는 “낯설게 하기”다. 제2연에서는 기(起)를 받아 물고 꽃잎을 나비에 비유했고 오얏이 어제 오늘 다르게 굵어진다고 했다. 승(承)에 해당되는 대목이다. 쉽게 말하자면 분위기를 조성하고 능청을 떨었다. 제3연과 제4연의 첫 구절에서는 “노랗게 단물이 들었다”는 시각적 이미지와 “입술을 톡 쏘는 싱싱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어제 낮에는 뜻깊은 만남이 있었습니다. 들말마을배곳을 만들고 꾸리는 데 여러 가지 도움을 주신 진주시의회 서은애 의원님께서 진주에서 일어나 불고 있는 토박이말 놀배움 바람을 널리 알릴 수를 찾아 보자며 마련하신 자리였습니다. 자리에 함께 해 주신 서경방송 김현우 기자님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제가 드린 말씀을 가지고 일터에 가서 이야기를 해 본 뒤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일이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마련해서 토박이말 놀배움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게 되길 바랍니다. 저녁에는 토박이말바라기 꾸림빛 모임이 있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한 일을 돌아보고 또 앞으로 할 일을 챙겨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코앞으로 다가온 여름 겪배움 때 알고 있어야 할 것들 챙겨야 할 것들을 챙겨 보았고 여름말미(방학) 때 있을 책읽기배움터(독서교실)과 닦음(연수) 때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은 함께하기로 다짐을 했습니다. 미리 잡아 둔 날인 만큼 더 많은 꾸림빛이 모여 슬기를 모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보았습니다. 꼭 그렇게 될 거라 믿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릴 토박이말도 잘 쓰지 않는 말이라서 낯설 것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어김없이 새벽 3시에 잠이 깨었다. 지금 한국 시간으로는 아침 6시 30분일 것이다. 어제 달라이 라마와 찍은 기념사진을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생 카톡방에 각각 올렸다. 나만 잠이 없는 것이 아닌가 보다. 지금 시각에 깨어 있는 친구들이 많다. 친구들이 사진을 보고서 댓글을 달았는데, 내가 달라이 라마를 닮았다고 한다. 어떤 친구는 달라이 라마가 나의 형님 같다고 댓글을 달았다. 달라이 라마와 나는 나이로는 15살 차이가 난다. 달라이 라마 사원을 방문했을 때에 정문 들어가자마자 왼쪽 벽에 아래와 같은 포스터가 붙어 있어서 사진을 찍어 왔다.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은 친절을 강조한다고 한다. 달라이 라마가 강조하는 윤리를 세속윤리(secular ethic)라고 말하는데, 세속윤리를 전파하기 위한 조직이 있고 누리집(www.secularethic.org)까지 만들어 놓았다. 누리집에 들어가 읽어 보니, 세속윤리는 신앙에 근거를 두는 것이 아니고 과학적인 발견 그리고 상식과 경험에 근거를 둔 윤리체계라고 한다. 흥미롭게도 매년 11월 3일을 ‘친절의 날’로 기념한다고 되어 있다. 달라이 라마는 친절을 가장 큰 덕목으로 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한날(월요일)은 아이들도 어른들도 다 힘든 날인가 봅니다. 아침부터 땀을 흘리며 나오는 저를 보나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오는 아이들을 보며 든 생각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침마다 제가 챙기는 하루 일은 챙기는 데 들이는 때새와 힘에 견줘 볼 때 그리 보람은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들말마을배곳에서 마련한 토박이말 여름 겪배움(체험학습)을 챙기고 있습니다. 갈 사람들이 아직 다 가려지지 않아 못 하는 일이 하나 있는데 그것 빼고는 이제 거의 다 된 듯합니다. 늘푸른자연학교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서 아주 알찬 겪배움이 될 것 같긴 하지만 즐거운 겪배움이 되도록 좀 더 꼼꼼하게 챙겨야겠습니다. 오랜만에 혼자 마실을 나갔다 왔습니다. 땀을 좀 흘리고 나니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씻고 나니 비가 쏟아졌습니다. 번개와 천둥까지 쳐서 얼른 잠이 들지 않았습니다. 밤새 많은 비가 왔는데 자고 일어나니 거짓말처럼 해가 떠 있어서 놀라웠습니다. 장마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하는데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마른장마'라는 말을 자주 듣지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