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얼마 전에 광명 케이티엑스(KTX) 역 뒷산인 서독산 기슭에 있는 이순신 장군 무덤을 찾았습니다. 제가 이 말을 하면 다들 어? 이순신 장군 무덤이 광명에 있나?라고 하실 것입니다.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장군 무덤은 당연히 현충사가 있는 아산에 있겠지요. 제가 찾은 무덤은 무의공 이순신(李純信) 장군 무덤입니다. 그러면 무의공 이순신 장군은 또 누구야?라고 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무의공은 충무공 휘하 장수로 임진왜란에 참전하여 바다에서 왜군과 싸운 장수이지요. 그러니까 한 부대에 동명이인이 있었던 겁니다. 전부터 충무공 이순신 장군 휘하에 이름이 같은 이순신 장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그 이순신 장군 무덤이 서독산에 있다는 것을 알고는 이번에 찾은 것입니다. 무의공은 양녕대군의 후손으로 1577년(선조 10)에 무과에 급제하였으며,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에는 방답진 첨절제사로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충무공 휘하에서 중위장, 전부장 등의 직책을 맡아 한산도, 옥포, 부산포, 당포해전 등에서 활약을 하였습니다. ▲ 광명 케이티엑스(KTX) 역 뒷산인 서독산 기슭에 있는 이순신(李純信) 장군 무덤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지난 주 김남윤 클래식 투어 수업은 오케스트라 펼쳐보기로 오케스트라의 얼굴인 현악기, 그 중에서도 첼로와 더블베이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당연히 연주자들이 나와서 첼로와 더블베이스를 연주하는 시간도 있었지요. 연주곡 중에는 카미유 생상스(Camille Saint Saens)의 동물의 사육제도 있었는데, 첼로는 사육제에 나오는 동물 중 백조를, 더블베이스는 코끼리를 연주합니다. 첼리스트 이지영씨의 연주를 들으니 첼로 연주가 백조의 우아함을 더하는 것 같고, 또한 신윤경씨가 연주하는 더블베이스는 뒤뚱뒤뚱 대는 코끼리의 모습을 잘 표현한 것 듯합니다. 더블베이스는 워낙 저음 악기라 독주 연주를 듣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 더블베이스 독주 연주도 들어보았습니다. 연주곡 중에서 수강생들의 마음을 촉촉이 적신 것은 이지영 첼리스트가 연주하는 쟈클린의 눈물입니다. 원래 첼로의 음색이 처연한 맛이 있지만, 쟈클린의 눈물은 사람의 마음을 쥐어짜는 애절함이 더합니다. 이는 쟈클린의 눈물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운의 천재 첼리스트 쟈클린 뒤 프레(Jacqueline Du Pre, 1945~1987)에게 헌정된 음악이라 더욱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의 손에 자시는 창 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 잎 곳 나거든 날인가도 여기소서 16세기 함경도 홍원 기생 홍랑이 사랑하는 연인 고죽 최경창을 떠나보낸 후 애절한 마음을 담아 쓴 시입니다.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처음 이 시를 배운 뒤 홍랑의 고죽에 대한 애절한 사랑에 감동을 받았었지요. 그러다가 고죽의 자손들이 홍랑의 무덤을 고죽의 옆에 같이 모셔두고, 지금까지 예를 갖춰 돌보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얼마 전에 두 연인의 무덤에 다녀왔습니다. ▲ 홍랑 무덤 앞에 세워진 홍랑시비 참! 무덤에 다녀온 얘기를 하기 전에 두 연인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이들의 사랑 이야기부터 해야겠군요. 홍랑은 어린 나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홍원 기생이 됩니다. 홍랑이란 이름도 요즘처럼 말하면 미스 홍이라 할 것이니, 사실 홍랑의 이름은 모르는 것이지요. 그리고 최경창(1539~1583)은 당시풍(唐詩風)의 시를 잘 써, 백광훈, 이달과 함께 삼당시인으로 불렸으며, 정철, 송익필, 백광홍, 김득신 등과 함께 조선 8대 문장가의 한 명으로 꼽힐 만큼 문재(文才)를 날렸습니다. 그런데 최경창의 호 고죽(孤竹)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이하여 《4.16 세월호 참사백서》를 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에 대한변협에서도 변협 차원으로 법률지원단을 꾸렸는데, 무려 514명의 변호사들이 지원단에 자원하여 세월호 유가족을 도왔습니다. 백서는 현장 지원 활동, 입법 지원 활동, 진상 조사 활동, 형사재판 지원 활동, 법률 상담 활동, 언론 대응 활동으로 나뉘어 세부적으로 꽤나 자세하게 기록하였습니다. 4.6 배판 크기로 무려 573쪽이나 되네요. ▲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이하여 펴낸 《4.16 세월호 참사백서》 백서 발간을 총괄 지휘하고, 백서를 개관하는 글을 쓴 이원목 변호사는 제 고교 동기입니다. 이변호사는 바쁜 변호사 업무 중에도,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유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까지 받은, 그래서 요즈음은 법학이 아닌 유학으로 학생들도 가르치고 있는 변호사인데, 세월호 사건에도 애정을 갖고 자기 시간과 노력을 세월호에 쏟아 부었군요. 세월호는 전 국민의 관심사였으니까, 여기서 다시 세월호 이모저모를 말씀드릴 필요는 없을 테고, 언론 대응 활동에 대해 몇 가지 눈길을 끌만한 것이 있어 이에 대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지난주에 안중근 기념관의 이혜균 처장이 안중근 기념관 앞의 정원에 와룡매가 활짝 꽃을 피웠다며 홍매와 백매 사진을 찍어 보내오셨습니다. 아! 와룡매가 지기 전에 보러가야 하는데... 그런데 매화는 다른 곳도 많은데, 왜 굳이 남산의 매화를 보러 가려고 하냐고요? 사실 이 와룡매는 사연이 많은 매화입니다. 저는 이 사연을 뒤늦게 알고 난 후, 얼마 전에 동서 부부들과 남산 간 김에 잠시 와룡매를 보러 갔었습니다. 그런데 안내문이 없어 어느 나무가 사연 많은 와룡매인지 알 수 없어, 대충 짐작이 가는 나무에 눈길만 주고 왔네요. 그래서 그 이야기를 이혜균 처장에게 얘기를 했더니, 이번에 와룡매가 꽃이 피는 화려한 시간에 사진을 찍어 보내오셨네요. ▲ 안중근 기념관 앞 정원에 심어진 와룡매 후손 2 아! 참! 제가 와룡매, 와룡매 하면서, 아직도 와룡매가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을 안 드렸군요. 이거~ 성질 급하신 분들은 벌써 슬슬 눈꼬리가 올라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말씀드리겠습니다. 와룡매는 임진왜란 때 조선을 침략한 미야기현 센다이의 맹주 다테마사무네(伊達政宗)가 매화의 자태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1593년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지난주에 롯데백화점 12층에 있는 롯데갤러리에서 개막한 김두례 화가의 개인전에 다녀왔습니다. 2012년에도 같은 장소에서 개인전을 열었는데, 그 때는 화려한 색채가 단지 추상의 세계에서만 춤을 췄다면, 이번에는 그 추상의 색채 속에 인물이 걸어 들어갔네요. 추상의 세계에 인물이 들어가 있으려니, 인물들도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그냥 색채의 덩어리로 서 있기도 하구요. 롯데갤러리에서는 이번 전시회를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주로 한국적인 색채로 추상과 구상 색면을 활용한 빛을 표현합니다. 오방색으로 표현한 화면 자체는 단순하지만 대담하고 역동적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가의 최근 작품에서는 가벼운 붓질로 표현된 인물상들이 색채의 장 위에 등장합니다. 작가는 한국의 전통 오방색을 통해 한국적 영감을 시각화하였으며, 색면의 아름다움을 공감할 수 있는 미를 완성시켰습니다. 작가의 작품이 들려주는 한국적 모성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한국 전통의 오방색으로 색채를 눈부시게 뿜어내는 김화백의 그림을 보노라면 우선 당장 색채의 마술사 마티스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림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 친일문학인들과 달리 붓을 꺾었던 늘봄 전영택 다시 한 칼이, 내 가슴에 원수 왕의 충신 되란 맹세리니 이 맹세 내 붓으로 써 펴내라니 아프구나 이 칼이 더 아프구나 몇 십 년 아낀 내 붓 들어 이 글을 쓰단말가 꺾어라, 꺾어라, 내 혼도 꺾이누나. 늘봄 전영택 선생의 벽서라는 시입니다. 선생은 일제 말 왜놈들이 우리의 문학인들에게 일왕에 대한 충성의 글을 강요할 때 저 벽서라는 시를 쓰고 붓을 꺾습니다. 서정주, 이광수, 최남선을 비롯한 많은 문인들이 일제의 강요와 협박에 어쩔 수 없었다며 이들이 요구하는 붓을 들 때에 늘봄 선생은 붓을 꺾었습니다. 늘봄 선생을 보면서 저들의 말은 한낱 궁색한 변명으로밖에 안 들립니다. 그리고 일제의 협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붓을 들 수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게 중에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친일의 붓을 놀린 문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소설가 김동인씨는 일제가 항복 선언하기 불과 2시간 전까지도 총독부 학무국을 찾아가 시국에 공헌할 작가단을 꾸리자고 자기 아이디어를 내놓기까지 합니다. 좋습니다. 어쩔 수 없이 친일의 붓을 들 수밖에 없다고 칩시다.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
▲ 《그림, 영혼의 부딪힘》, 김민성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큐레이터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헬레나와이즈앤컴퍼니라는 예술과 의료를 연결하여 마케팅 컨설팅을 해주는 회사의 대표로 있는 김민성 대표가 《그림, 영혼의 부딪힘》이란 책을 냈습니다. 그림, 영혼의 부딪힘? 그림을 본다는 것은 열망하는 화가의 영혼의 부딪힘을 목격하는 매우 특별한 일이어서 이렇게 제목을 붙였다고 합니다. 김 대표는 저하고는 성공회대 인문공부 11기 동기입니다. 김대표가 이번에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서양화가들에 관한 책을 냈다고 할 때에, 그동안 이런 류의 책은 꽤나 많이 나왔고, 저도 이런 책은 틈틈이 읽어보았기 때문에 솔직히 책을 펼치면서는 그 동안의 미술사 관련 서적에 또 하나의 책을 얹는 정도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우선 김 대표가 화가에 대해 얘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기존의 책과는 달랐습니다. 김 대표는 한 화가의 인생 스펙트럼에서 한 가지 점을 주제로 잡으면 우선 그에 관한 자신의 경험이나 그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부터 풀어나갑니다. 그러다가 지금부터 그 비밀의 정원 속으로 들어가보자든가, 그 시간으로 떠나보도록 하자면서 본격적으로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 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 현인 선생이 부른 굳세어라 금순아를 속으로 되뇌면서 이 글을 씁니다. 영화 국제시장을 보았습니다. 영화는 초반부의 과거로의 회상 장면에서 눈보라가 휘날리는 흥남부두 철수 현장이 나오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굳세어라 금순아가 떠오른 것이지요. 1.4 후퇴 때 미 함정에서 내려준 그물망 같은 줄을 필사적으로 기어오르는 소년 덕수, 그의 등에는 어린 여동생 막순이가 꼭 붙어 있습니다. 덕수는 막순이에게 여기는 운동장이 아니다. 꼭 붙잡으래이!라고 신신당부 합니다. 그러나 거의 함정 위에까지 다다랐을 무렵 막순이는 그만 다른 피난민에 떠밀려 떨어지고 맙니다. 동생을 애타게 부르는 소년 덕수의 피 토하는 아우성. 여기서 굳세어라 금순아 1절 후반부 가사가 다시 떠오릅니다. 금순아 어디로 가고 길을 잃고 헤매었던가♪♫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 이후 나 홀로 왔다~~ 먼저 배에 올랐던 덕수 아버지는 딸을 찾으러 배를 내려가면서 덕수에게 내가 없으면 장남인 네가 가장이다. 어머니와 두 동생을 잘 보살피거래이라는 말을 남기는데, 그게 그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전에 제주 재판 갔을 때 가보았던 4.3 평화공원을 둘러보았습니다. 그 때 평화공원 사무실에서 4.3과 평화라는 잡지를 받았었는데 글 중에 저승사자 탁성록이란 글이 눈길을 끄는군요. 탁성록은 당시 제9연대 정보참모로 중위였는데, 여러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악명이 높았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증언은 비위에 거슬리면 빨갱이라고 몰아 죽였다거나 여러 여성을 겁탈했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탁성록은 아편중독자였군요. 아편에 취하니 눈에 뵈는 게 없었나봅니다. 탁성록은 제주에서만 만행을 저지른 것이 아닙니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던 해 고향 진주로 돌아가 특무대장을 지내며 고향 인근의 주민들을 보도연맹원으로 몰아 집단학살을 자행하기도 했다는군요. ▲ 제주의 저승사자 탁성록 같이 근무했던 김정무 대위도 훗날 이렇게 증언합니다. 탁성록은 마흔이 다 된 사람인데 정보참모의 자격도 없는 사람입니다. 군사영어학교 출신도 아니고 군악대에서 나팔 불던 놈인데 어떻게 특채됐는지 나보다도 먼저 대위를 달았어요. 이런 저런 구실을 달아 여자들 성폭행을 많이 했어요. 이 정도 인간이라면 우리가 많이 볼 수 있는 비열한 인간상이니까 제가 이 정도만